소소한 명작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1. 제목 :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2. 기본정보

개봉 : 2011.10.13
장르 : 드라마
국가 : 이란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23분
나의 평점 : 10점 (10점 기준), 누구에게나 선과 악이 공존하는 현실 아닌 현실 드라마~
수상내역 : 아카데미/런던 비평가협회/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2012
인도, 밴쿠버, 후쿠오카, 베를린 국제영화제 각종 작품상, 감독상등, 2011

3. 출연/제작

감독 : 아쉬가르 파라디 Asghar Farhadi
제작 : 아쉬가르 파라디 Asghar Farhadi
각본 : 아쉬가르 파라디 Asghar Farhadi
편집 : 하이데 사피야리 Haydeh SafiYari
레이라 하타미 Leila Hatami - 씨민 역 (나데르 부인)
페이만 모아디 Peyman Moaadi - 나데르 역 (씨민 남편)
사리나 파르허디 Sarina Farhadi - 테르메 역 (씨민과 나데르의 딸)
사레 바얏 Sareh Bayat - 라지에 역 (호잣 부인, 치매 노인 간병인)
샤하브 호세이니 Shahab Hosseini - 호잣 역 (라지에 남편)
키미아 호세이니 Kimia Hosseini - 소마예 역 (라지에 와 호잣의 딸)

촬영 : 마모드 칼라리 Mahmoud Kalari
수 입 : 영화사 진진
배급사 : 영화사 진진

4. 주요 스토리

딸의 장래를 위해 이민을 가냐 마냐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이혼을 하기에 이른 씨민(부인)과 나데르(남편) 부부가 재판장에서 티격태격 하다 별거를 하게 되면서 시작한다. 씨민이 처갓집으로 떠나자 나데르는 직장을 다니면서 딸도 돌보면서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간병인 라지에를 고용한다.

치매를 다루기 힘듬에도 불구하고 금전적으로 어려웠던 라지에는 망설이다 일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라지에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아버지가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를 알게 된 후 화가 난 나데르는 라지에를 해고해 버린다.

그리고 얼마 뒤, 라지에 가 뱃속의 아이를 유산하게 되고 라지제의 남편 호잣은 아내를 밀친 나데르를 살인죄로 기소하지만 나데르는 임신 사실을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한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증언이 계속되면서 남편 호잣은 아내를 밀친 나데르를 살인죄로 기소하지만 나데르는 임신 사실을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한다.
이후 주변 인물들의 엇갈리는 증언이 계속되면서 사건의 베일이 조금씩 벗겨나간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한 편의 추리극을 보듯 단순하게 선과 악으로 구분할 수 없는 인물들의 복합적인 캐릭터를 통해 서로와 대립하면서 뿜어내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123분 내내 지루할 틈 없이 완벽하게 진행된다.

5. 주요 관람평

이란영화는 '천국의 아이들'이라는 영화 외엔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내가 즐겨 듣던 팟캐스트 ‘매불쇼’를 통해 추천이 되며 호기심이 생겼고 바로 감상하게 되었는데 크게 4가지 관점에서 주목받을만했다.

1) 아랍의 전형적인 여인상 탈피

부부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장면에서부터 중동에 대한 선입관이 무너지기 시작하며 호기심을 더욱 가중시켰다. 치매의 걸린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이란에 남아야 한다는 나데르와 딸의 장래를 위해 멀리 이민을 가자는 씨민의 싸움이 결론이 안 나자 이혼을 선언하게 된다.

이란 여성으로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씨민의 성격과 행동이 남존여비를 중요하게 여길 거라는 아랍문화의 기본적 통념을 무너뜨리며 시작된다.

2) 1개의 사건에 대한 여러 해석을 하게 만드는 독특하면서 치밀한 전개

그러면서 별거 이후에 대한 에피소드로 진행될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별거로 인해 벌어지는 뜻밖의 사건으로 새로운 전개가 진행된다.
씨민이 떠난 자리를 대신하여 힘들게 치매 노인을 간병하던 라지에가 절도죄, 노인을 방치함으로 오해를 나데르에게 받게 되며 해고를 당한다. 이 와중에 부당한 해고를 억울해하며 몸부림치다 나데르에게 밀침을 당함으로써 유산을(?) 하게 되고 살인죄로 고소하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진실공방이 중, 후반을 이끌게 되며 긴장감을 한시라도 놓치지 않으며 전개된다. 특히 중간중간 주변 인물들의 증언이 계속되면서 사건의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며 해소가 되는 듯 하지만 번복과 엇갈리는 진술로 결론을 완벽하게 정리해 주지는 않는다.

영화가 가장 호평받고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지점은 ‘관객들이 탐정처럼 스스로 대답을 찾아내길 바란다’는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의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치밀한 스토리와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를 각자의 시선에서 보여줌으로써 최근 하나의 사건을 3명의 관점에서 다룬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리들리 스콧 감독)‘을 연상케 하며 독특하고 미스터리한 추리극을 본듯한 흥분을 선사한다.

3) 선택의 딜레마에 놓인 우리들의 평범한 이야기

중동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러겠지만 이란도 마찬가지이다.
여성권익이 나름 성장했다고 하지만 성별과 계층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적 현실과 도덕적이면서 종교적 규범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면서 갈등하는 면을 곳곳에서 보여준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이러한 사회적 제약조건 속에서 종교적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려 하지만 선택의 딜레마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마치 ‘나라면 이들과 같은 상황에 처하면 어떤 선택을 내리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보는 이가 스스로 답을 내리도록 한다.

딸을 위해 제약이 많은 이란을 떠나고 싶은 씨민은 이혼을 해야 할지 말지, 남편을 대신해 돈을 벌어야 하는 라지에는 종교적 윤리를 어기지 않으면서 치매남자노인을 케어해야 말지, 명확한 기준을 가진 나데르는 불리해진 순간에 진실을 말해야 할지, 말지에 대한 선택을 고민한다. 심지어 마지막에 11살 딸 테르메에게 엄마를 따라 떠날 것인지, 아빠와 함께 남을 것인지를 선택하라는 질문으로 끝이 난다.
이란사람들뿐 아니라 전 세계 누구나 경험하고 선택에 대한 갈등을 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사람도 진심 어린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이면에 감춰진 무언가가 있음을 예외 없이 보여주면서 ‘진실을 가리는 자리에서도 인간은 늘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남에게 보여준다‘라는 냉혹하고 참참한 현실을 각인시켜 준다.

따라서 제약조건이 많은 현실에서 양심을 지키면서 불리한 선택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입장에서 유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며 넘어가야 할지는 영화도 그렇지만 우리의 인생에서도 선택할 수밖에 없기에 어떠한 선택을 하든 그 사람들을 선과 악의 이분법적 단순한 논리로 해석할 수도 없을 것이다.

4) 이란영화의 매력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11년 개봉하여 베를린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홍콩국제영화제와 카를로비바리영화제, 멜버른국제영화제, 산세바스티앙영화제 등 전 세계의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간 데는 이유가 있었다. 즉, 나라와 환경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역량이 좌우하고 있음을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이 여지없이 보여주며 이란 영화의 새로운 매력을 이끌어 냈다.

매불쇼에서 영화평론가가 이야기했듯 이란 영화계가 키아로스타미 감독을 시작으로 마흐말바프 일가, 바박 파야미, 아볼파즐 잘릴리, 자파르 파나히 등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은 거장들을 많이 배출해 온 나라를 알게 되어 앞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다.

감독이 조언자나 전달자처럼 굴던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은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개입하여 어떻게 이야기를 바라볼지 시선의 방향과 각도를 선택해야 하죠.
스스로 퍼즐을 맞출 준비도 되어 있어야 합니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탐정이 등장하지 않는 추리 소설 같은 영화니까요.
관객들의 수만큼이나 많은 답안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성향과 감정에 따라 의미 있는 답안을 찾을 수 있도록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 아스가르 파르허디 -

 

6. 관련 영상

 

1) 본 예고편

2) 스폿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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