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작아지는 인간 속에 커지는 욕망을 모순적으로 보여주는 영화 '다운사이징'을 보았습니다.
2018년 개봉하였던 '다운사이징'은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추천으로 관람을 했는데 나름 재미있어서 이에 대한 줄거리, 등장인물, 핵심 포인트, 원작 등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이 영화는 <사이드웨이>, <디센던트>로 유명한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SF 코미디물로, 2017년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이자 경쟁 부문에 진출했었습니다.
영화제목에서의 다운사이징은 영문 자체를 그대로 풀어 down+size(sizing), 크기를 작게 줄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부족한 자원으로 어려워진 사회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평범한 한 남성이 몸집을 축소하면 삶이 더 윤택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다운사이징 시술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는데요.
자! 이제 본격적으로 상세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1. 기본정보
- 개봉 : (미) 2017.12.22, (한) 2018.01.11
- 장르 : SF, 코미디, 드라마
- 국가 : 미국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35분 (2시간 15분)
- 제작비 : 6,800만 달러
[출연/제작]
- 감독 : 알렉산더 페인 Alexander Payne
- 제작 : 메간 엘리슨, 마크 존슨 Mark Johnson, 알렉산더 페인 Alexander Payne, 짐 테일러 Jim Taylor
- 각본 : 알렉산더 페인 Alexander Payne, , 짐 버크 Jim Burke
- 촬영 : 페든 파파마이클 Phedon Papamichael
- 미술 : 스테파니아 셀라 Stefania Cella, 킴벌리 자하코 Kimberley Zaharko, 패트리샤 라만 Patricia Larman
- 의상/분장 : 웬디 척 Wendy Chuck
- 캐스팅 : 존 잭슨 John Jackson
- 음악 : 롤페 켄트 Rolfe Kent
- 출연 :
- 맷 데이먼 Matt Damon - 폴 사프라넥 역
- 크리스틴 위그 Kristen Wiig - 오드리 사프라넥 역
- 크리스토프 왈츠 Christoph Waltz - 두샨 미르코비치 역
- 홍 차우 Hong Chau - 녹 란 트란 역
- 제이슨 서디키스 Jason Sudeikis - 데이브 존슨 역
- 닐 패트릭 해리스 Neil Patrick Harris - 제프 역
- 로라 던 Laura Dern - 로라 역
- 롤프 라스가드 Rolf Lassgard - 닥터 요르겐 역
- 우도 키어 Udo Kier - 콘라드 역
- 제작사 : 애드 홀트먼 엔터프라이즈
- 배급사 : 파라마운트 픽쳐스,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2. 줄거리
노르웨이 베르겐에 있는 연구소에서 요르겐 박사(롤프 라스가드)는 앞으로의 인구과잉에 의한 재앙을 막기 위해 인간축소(다운사이징) 실험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로부터 5년 뒤, 터키 이스탄불에서 사람 축소(다운사이징) 연구 발표를 성공적으로 하게 됩니다.
이 기술은 단순히 부피를 0.0364%로 축소시키고 무게도 2744분의 1로 줄이는 것도 있지만,
사이즈가 축소된 만큼 1억 원의 재산이 120억 원의 가치가 되어 왕처럼 살 수 있는 기회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1억이 120억이 되는 세상! 돈 걱정, 집 걱정은 이제 끝났다!
10년 뒤, 전 세계에서 라디오, TV로 다운사이징에 대한 뉴스를 이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평생을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 사는 폴 사프라넥(멧 데이먼)은 10년째 같은 식당에서 저녁을 때우며 평범한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폴 사프라넥은 갚아야 할 대출이 남은 상태에서 육류 공장(히스패닉이 많다)의 작업치료사로 일하고 있지만,
아내의 유일한 소원인 더 넓은 집을 갖는 것도 이러한 대출 조건이 여의치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다 다운사이징 소식을 듣고 부러워합니다.
이후 폴 샤프라넥 부부는 집을 알아보러 곳곳을 다니던 중, 고등학교 동창회에 나가게 되는데,
거기서 폴의 친구인 데이브 존슨과 그의 아내가 다운사이징을 한 상태로 나타나게 되며 돈 걱정 없이 행복하다고 자랑을 하게 됩니다.
이에 폴은 데이브존슨에게 다운사이징에 대해서 물어보고 다운사이징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결국 작아짐에도 불구하고 커지는 욕망과 화려한 삶을 그리며 폴과 아내는 다운사이징이 살고 있는 레저랜드에 가서 상담을 받고 같이 축소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전날 밤 술집에서 한 중년 남자가 다운사이징을 한 사람들은 경제에 기여도 안 하는데 왜 권리는 다 누리냐고 시비를 걸어오는 일이 벌어지고, 다음 날, 부부는 긴장을 안고 시술을 감행하게 됩니다.
시술을 마친 폴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는데,
아내 오드리가 다운사이징으로 인해 가족과 친구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것에 대한 우려로 도중에 공항으로 돌아갔고 폴만이 레저랜드에서 살게 됩니다.
커다란 저택, 경제적인 여유, 꿈꾸던 럭셔리 라이프를 살아가지만,
결국, 이혼하고 모든 것이 무의미해지고 혼자 살다가 TV를 보던 중, 뉴스 기사로 TV 빈 박스 안에 다운사이징을 한 베트남인이 미국으로 밀입국했다는 소식이 나옵니다.
그리고 모든 꿈이 실현되리라 믿은 다운사이징 세상에서도 또 다른 위기가 그를 기다리는데… 과연 폴은 자신이 꿈꾸던 행복한 삶을 찾아갈 수 있을까?
3. 관람평
‘다운사이징’은 2시간 1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실제 영화를 본 사람들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데 전반과 후반의 이야기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어떻게 보면 개연성이 없어 보일지도 모르기 때문인데요.
'다운사이징'이라는 제목을 전면에 내세우고 영화 초반부터 보이는 작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과거 <이너스페이스>나, <애들이 줄었어요>등을 연상케 한만큼 무척이나 기대가 되기 때문이었죠.
사람을 12센티로 축소시킬 깜짝 놀랄 기술이 발견되었고, 실제 사람은 작아지고 사람들을 따라다니는 모든 자원과 재원 역시 작아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주를 이룰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후반부는 항상 인생을 이야기했던 감독 알렉산더 페인의 장기가 그대로 나타납니다.
이전 작품에서도 그랬듯, 알렉산더 페인은 이번 작품에서도 변함없이 백인 중년 남성 '폴 사프라넥'을 앞세우고, 그의 눈을 통해 현재 놓여있는 사회문제를 바라보려고 했습니다
인간이 커지든 작아지든 고민과 갈등은 언제든, 어디서든, 늘 존재하고 욕망이 늘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간 본연의 문제들 사이에서 주인공 '폴'이 작아짐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남다른 외로움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모순을 갖게 되는 거죠.
결국 인류의 문제가 있든 없든 마지막까지 자신이 위치한 자리에서 타인과 함께 하는 것으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그것이 중요함을 이 영화에서 표현하는데요.
간단하게나마 저의 생각이 담긴 영화 평가를 아래표로 정리해 봅니다.
8점 (10점 기준), 작아지는 인간, 커지는 욕망, 모순의 연속 '다운사이징'을 전반과 후반을 비교하면서 끝까지 감상하면서 즐기는 걸 추천드립니다.
구분 | 관람평가 | 평가사유 |
즐거리 |
★★★★☆ | 스토리 전개는 전반과 후반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렇다고 난해하진 않으며, 수미쌍관을 고려한다면 전후의 개연성을 충분히 이해됩니. |
음악 (음향) |
★★★☆☆ | 음악으로 승부하지는 않지만, 경쾌한 코미디물로 편안히 볼 수 있게 해줍니다. |
연기 (배우) |
★★★★☆ | 4명의 주연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합니다. 맷 데이먼, 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력은 기본이고, 홍 차우의 베트남 장애여자로써의 열연이 볼만합니다. |
연출 (조화) |
★★★★☆ | '알렉산더 페인'감독만의 SF적 상상력과 세계 문제를 고민하는 모습은 전작들과 대비하여 연출력이 더 '업사이징'된 것 같네요. |
가성비 (가격대비 드라마의 질) |
★★★★★ | 넷플릭스, 애플티비, 웨이브, 네이브온, 쿠팡플레이등 다양한 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습니다. 2시간 15분간 SF적 상상력과 전세계 인구팽창에 대한 고민을 즐겁게 해보시길 바랍니다. |
4. 핵심포인트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핵심은 이것이지 않을까?라고 요약해 봅니다.
크기의 축소, 모순의 확장
<다운사이징>라는 제목과 달리 알렉산더 페인의 영화 중 가장 큰 예산이 소요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근 슈퍼히어로 영화 <앤트맨>이나, <걸리버>의 반대요소의 에피소드로 전개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운사이징>에서 감독은 이러한 크기와 규모의 스펙터클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사회 체제에서 행해지는 행동의 모순을 문제로 제기합니다.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다운사이징, 즉 인간이 축소되는 과정입니다.
인간에서 털까지 없애면서까지 완전히 발가벗겨진 상태로 집단적으로 진행되는 다운사이징 과정은 자본주의 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조업 생산과정을 생각나게 합니다.
개인의 더 나은 행복을 위해 자기의 개성과 존엄성을 버리고 값비싼 수술비용을 지불하는 인간들은 의료진들의 작업을 통해 작은 유기체로 바뀌는 단계를 거치게 됨으로써, 마치 공장에서 일상적으로 찍어내는 제품을 연상되게 됩니다.
한 번 선택되어 작아지게 되면,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수술 과정을 통해 나의 삶이 자본주의 체제에 강제적으로 구속받게 되며, 사람의 사이즈가 크거나 작든지 간에 권력과 계급, 사회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모순이 계속 되게 됩니다.
특히, 레저랜드에 숨어 있는 어둠의 세계, 유색인종과 하층 노동계급이 거주하는 지역이 등장하며 더욱 확실해집니다.
변화의 모색, 다운사이징
영화 시작부터 노르웨이 과학자가 등장하며 인구 과잉, 환경 파괴, 지구 온난화 같은 문제점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걱정 끝에 발명한 인류 축소기술인, ‘다운사이징’으로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모색할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인간의 몸을 줄여 생산과 소비 모두를 최소화함으로써 새로운 대안 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혁명적 기획가 온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가들과 소시민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다운사이징을 선택한 사람들이 상상한 대안 사회는 지구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유토피아적 히피 공동체가 아니라 자신의 부를 극대화하는 탐욕과 소비주의에 대한 로망이었던 거죠.
주인공 폴(맷 데이먼)의 레저랜드 방문은 이러한 탐욕을 제대로 보여주게 됩니다.
노르웨이 과학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사랑과 평화, 우정과 연대의 공동체가 아니라 크기가 변화함(작아짐)에 따른 120배 이상 증가되는 부의 쾌락, 거대한 저택과 화려한 귀금속들은 레저랜드에 온 사람들을 사치와 향락의 유혹에 빠지게 만듭니다.
“작아지는 것이야 말로 부자들만 누리던 걸 가지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말하는 극 중 두샨(크리스토프 왈츠)의 말처럼 이들은 더 큰 것을 가지기 위해 작아지는 모험을 감행한 것이죠.
평범한 노동계급의 삶(낡은 집, 해결 불가한 채무들, 상대적 빈곤감과 콤플렉스, 대책 없는 노후)을 살아가던 폴에게 이런 것들이 이상적인 유토피아처럼 보였습니다.
누구든 삶을 리셋하고자 하는 소망하는 것처럼 폴도 다운사이징을 통해 과감히 삶의 변화를 선택하지만 모든 건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우선 행복과 부를 같이 이루기로 했던 아내와의 배신으로 외로움을 갖게 되고, 레저랜드가 유토피아라 생각했지만 정작은 계급강화와 인종차별, 그에 따른 종속관계, 빈곤문제가 모순적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결국 척박한 현실에서 환상을 꿈꾸고 이에 변화를 모색하려 하지만 모순의 굴레에 계속 빠져 들게 되죠.
알렉산더 페인 혹은 폴 샤프라넥의 여행
알렉산더 페인 감독은 과거 작품들을 통해 개인의 삶을 위로해 주는 대안으로 종종 사소한 선의가 이끌어내는 커다란 위안을 묘사했습니다.
<어바웃 슈미트>에서 자신의 삶이 세상에 아무런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질 것임에 절망했던 노인은 영화의 마지막 순간, 그가 후원했던 아프리카의 가난한 소년으로부터 날아온 감사편지에 눈물을 흘립니다.
<디센던트>에서 하와이의 드넓은 땅을 소유하고 있던 주인공은 그 땅을 개발론자들에게 매각하기를 거부하고, 자연 그대로 하와이의 자산으로 남기는 것을 선택합니다.
<다운사이징>에서 주인공 폴의 삶의 변화를 통해 그가 생활하고 있던 세계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기폭제가 된 이는 바로 베트남 출신의 여성 녹 란 트란(홍차우)이 나오면서 유토피아의 환상이 깨지게 된 거죠.
현실에서는 폴이 보았던 풍요(두샨의 호화로운 삶)와 빈곤(녹 란 트란의 청소 노동자 삶)을 보게 되고, 노르웨이 과학자과의 만남을 통해 떠나는 여행을 통해 주인공 '폴'은 자아성찰에 집중하게 됩니다.
남다른 외로움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 '폴'의 여행을 통해 다시 사랑을 하게 되고,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크기가 작아진다고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도 작아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결국 알렉산더 페인의 의도된 여행으로,
인간 본연의 문제들 사이에서 인간이 커지든 작아지든
고민과 갈등은 계속적으로 존재하고, 욕망도 커지는 모순에 빠지지만,
인류의 문제가 있든 없든 마지막까지 자신이 위치한 자리에서
타인과 함께 하는 것으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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