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 납치 사건 이야기인 '하이재킹'이 개봉되었습니다.
영화 '하이재킹'은 지난 1971년에 있었던 대한항공 F27 여객기 납북 미수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까지 대중들이 잘 몰랐지만 실제 월북을 계획한 20대 남성이 사제 폭탄을 터뜨리고 수습 조종사의 희생까지 있었던 놀라운 실화였습니다.
영화 속에 담긴 사건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왜 이제야 영화로 제작됐는지 의문이 들 정도인데
본격적으로 실화극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이야기를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1. 기본정보
- 개봉 : 2024.06.21
- 장르 : 재난, 범죄, 액션, 스릴러, 서스펜스, 시대극, 드라마, 어드벤처
- 국가 : 한국
- 등급 : 12세 관람가
- 러닝타임 : 100분 (1시간 40분 8초)
- 제작비 : 130억원
[출연/제작]
- 감독 : 김성한
- 제작 : 퍼펙트스톰 필름, 채널플러스 주식회사
- 각본 : 김경찬
- 출연 :
- 태인 역 - 하정우
- 용대 역-여진구
- 규식 역 - 성동일
- 옥순 역 - 채수빈
- 동철 역 - 김동욱
- 민수 역 - 최광일
- 공군 비행단장 역 - 김종수
- 창배 역 - 문유강
- 수희 역 - 정예진
- 한봉 역 - 문우진
- 문영 역 - 임세미
- 영숙 역 - 김선영
- 촬영 : 이형덕
- 조명 : 류시문
- 미술 : 김병한
- 편집 : 김상범
- 음악 : 김태성
- 의상 : 조희란
- 제작사 : 퍼펙트스톰필름, 채널플러스 주식회사
- 배급사 : 소니 픽처스 코리아, 키다리 스튜디오
2. 줄거리
1971년 겨울 속초공항.
승객 50여 명을 태우고
여객기 조종사 태인(하정우)과 규식(성동일)은 김포행 비행을 맡아 운행을 합니다.
승무원 옥순(채수빈)의 안내에 따라 탑승 중인 승객들이 많이 분주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제폭탄이 터지면서 기내는 아수라장이 됩니다.
폭탄을 터트린 이는 20대 초반의 용대(여진구)입니다.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
폭탄을 터트린 후 여객기를 통째로 납치하려는 용대(여진구)는
조종실을 장악하고 무작정 북으로 기수를 돌리라고 여객기 조종사를 명령합니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승객칸에 있던 승무원 옥순(채수빈)과 항공보안관 창대(문유강)는 공포에 떨고 있는 승객들을 안심시키려고 애쓰고,
사제폭탄에 의한 폭발 충격으로 조종사 규식은 한쪽 시력을 잃고,
혼란스러운 기내에서 같은 조종사인 태인도 용대의 협박에 시달림과 동시에 승객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여객기를 무사히 착륙시키기 위해 용대와 사투를 시작하면서 하이재킹의 실화를 계속됩니다.
그리고 그 뒤에서 숨어있는 진실이야기가 하나둘씩 꺼내지면서
대한민국 상공에서의 여객기 납치 사건 속에 있는 모든 이들이 목숨을 건 비행을 하게 됩니다.
3. 관람평
당시의 시대극으로 흥행몰이와 호평을 받았던 〈1987〉, 〈카트〉로 백상 영화부문 시나리오상을 2번이나 수상한 김경찬 작가와 〈아수라〉, 〈1987〉의 조감독 출신으로, 이번 작품이 첫 상업장편영화를 맡은 김성한 감독의 경력, 티켓 파워를 가진 하정우와 꾸준한 작품 활동 중인 성동일을 비롯한 출연진들의 열연은 현재 개봉하여 흥행하고 있는 '인사이드 아웃 2'와 막상막하로 견줄만해 보입니다.
특히 여진구 배우가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악역 인물을 맡아 한국형 '하이재킹'을 제대로 이끌며 1970년대 역사를 재현하며 호기심과 향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저품질의 CG는 조금은 아쉽고, 명확하게 들리지 않은 대사들은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비슷한 류의 하이재킹 영화 '비상선언'과 달리 신파를 최대한 절제하고, 항공고증도 제대로 하여 리얼리티를 추구한 점에서는 좀 더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간단하게나마 저의 생각이 담긴 영화 평가를 마무리하며 아래표로 정리해 봅니다.
6.5점 (10점 기준), 화려한 지옥 액션을 3시간 동안 끊임없이 즐길 수 있다면 반드시 봐라.
구분 | 관람평가 | 평가사유 |
즐거리 |
★★★☆☆ | 스토리 전개는 빠르고 명확합니다. 하이재킹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숨겨진 진실이야기를 하는 순간 더 몰입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음악 (음향) |
★★★☆☆ | 음악으로 승부하는 영화가 아니기에 추천곡은 별도로 없습니다. 긴박감 넘치는 음향효과는 리얼하고 생생합니다. 하지만 목소리가 먹혀 잘 안들립니다. |
연기 (배우) |
★★★☆☆ | 밀폐되고 좁은 공간에서 혼신의 연기를 다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확실히 훌륭합니다. |
연출 (조화) |
★★★☆☆ | 기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의 설정, CG등은 다소 아쉽습니다. 하지만 신파로 넘어가지 않고, 절제된 연출로 무난한 재미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
가성비 (가격대비 영화의 질) |
★★★★☆ | 한국판 하이재킹을 제대로 보신다면 과거 비상선언 대비 확실히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1970년대를 재현한 고증이 불러일으키는 호기심과 향수와 정겨움이 크기에 보시길 권장드립니다. |
4. 핵심포인트
제가 영화를 보면서 핵심은 이것이지 않을까?라고 요약해 봅니다.
영화 같은 실화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던 1969년, 신원 미상 남성이 여객기를 탈취해 월북해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안 돼서 1971년 1월 23일 강원도 속초에서 이륙해 서울로 비행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공중에서 납치돼 북한으로 넘어갈 뻔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여객기에 탄 납치범 김상태(당시 23세)가 사제 폭탄으로 기장을 위협하면서 월북을 요구한 실화사건이었습니다.
범인을 막기 위해 승객과 조종사가 모두 목숨을 걸고 그를 제압하려 했고, 결국 승무원들의 용기와 희생이 없었다면 대형 참사로 끝날 수도 있었던 위험천만한 사건이었던 것이죠.
이렇게 대한항공 여객기 납북 미수 사건으로 불리는 이 실화가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져 긴박했던 그때의 순간으로 이끌 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김성한 감독이 연출한 '하이재킹'입니다.
71년 발생한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사건'은 과거의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가 22년 9월 SBS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일명 꼬꼬무)'에도 소개되어 화제를 모았고 이로 인해 '하이재킹'은 극화가 된 것입니다.
당시 51분간 벌어졌던 공중 납치 상황을 영화는 1시간 10분(전체 러닝타임은 1시간 40분)으로 확장하여 리얼타임에 가깝게 전개해 나가니 관심 있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추가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포인트는 과거 개봉되었던 '비상선언'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점입니다.
시대와 상황이 다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소재의 유사성 때문에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데 분명한 것은 '하이재킹'은 영화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이라 그런지 실화의 힘과 휴머니즘이 선사하는 감동의 힘이 훨씬 세 보입니다.
당위성 있는 대결뒤에 숨어 있는 진실이야기
'하이재킹’은 선과 악의 명확한 대결은 아닙니다.
선이 선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듯이 악도 그냥 나쁜 사람이 아니라 악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기에 이러한 점들이 영화에서 당위성 있는 대결로 표현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대결뒤에서 숨겨져 있는 진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주인공인 조종사 '태인'(하정우)의 서사가 먼저 다루어집니다.
태인에겐 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1969년에 발생한 여객기 납북 사건 당시 태인은 이를 저지하려던 공군 조종사였고, 당시 여객기를 몰던 기장은 절친한 선배였습니다.
결국 태인은 선배를 향한 신뢰와 승객의 안전을 고려해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여객기를 격추하지 않게 되죠. 이 사건으로 그는 군에서 강제퇴역을 명 받고 민간 조종사가 되게 됩니다.
그래서, 태인의 과거 진실이야기는 그의 행동에 당위성이 부여되어, 예나 지금이나 승객을 살리고 비행기를 안전하게 모는 게 최우선이 됩니다. 태인의 과거를 아는 관객은 비행기 납치범 용대(여진구)와 마주한 태인을 따라 작품에 몰입하게 되죠.
반대로 비행기 납치를 통해 북에서 영웅으로 대접받고 싶어 했던 납치범 '용대'(여진구)에게도 시대의 비극과 결부된 아픔이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 납치범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22살의 무직 남성이었다는 것뿐입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형이 월북했다는 이유로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고 감옥으로 내몰았던 시대의 비극을 용대에게 투영한 것입니다. 물론 개인의 불우한 환경과 억울한 사연으로 단순 동정심을 유도한 것은 아니며, 인물을 그저 그런 빌런으로 묘사하여 선과 악의 단순구도를 만들고 싶지 않았던 고민의 결과인 것 같습니다.
마치 '배트맨'에 등장하는 '조커'처럼 말이죠.
비행기 납치극 영화는 주인공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될지는 대략 짐작이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종사 태인의 선택과 운명이 빚어내는 눈물에는 신파적 요소는 없기에, 실화와 실존 인물이 빚어내는 리얼리티는 담백하지만 묵직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고 해서 내내 묵직한 것만은 아닙니다.
하정우가 오프닝에서 김동욱과 콜라보로 상공에서 비행기 훈련 장면은 후반부 이야기의 수미 쌍관의 이야기를 연상시킬 뿐만 아니라 오락 영화로서 활력 넘치는 볼거리를 선사할 것입니다.
얼마 전 톰 크루즈가 다시 선보인 '탑건:매버릭'을 연상시킬 만큼 고공비행의 쾌감을 느끼게 해 주며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밀폐된 공간 속에서 배우들의 열연
퇴로가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쉴 틈 없이 이뤄지는 용대의 도발과 이에 대처하는 태인의 대결은 생생한 비행기 음향효과와 카메라 워킹으로 긴장의 밀도를 높였습니다.
아비규환에 빠진 기내를 묘사하려는 이러한 연출의 노력은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다소 아쉽다는 느낌은 저만 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커버하는 건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하이재킹’에 배경이 되는 1970년대 시절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당시 비행기는 아무나 탈 수 없는 부의 상징이었기에, 지정좌석이 없이 선착순으로 앉게 되는 좌석제로 인해 헐레벌떡 뛰고, 신발을 벗고 기내에 오르는 이부터 몰래 닭을 데리고 온 승객까지 다양한 사람이 그려지며 극에 활력을 돋우게 됩니다. 사장과 비서, 사법고시를 통과한 아들과 어머니, 신혼부부 등 인물들을 다양하게 설정하며 잔잔한 웃음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담백한 하정우와 들끓는 여진구가 맞불을 때마다 연기불꽃이 튑니다.
성동일의 노련미는 당연히 돋보이며, 이 세 배우의 든든한 존재감이 ‘하이재킹’을 떠받드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특별출연으로 나오는 명배우들의 등장은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하나의 요소입니다.
아래와 같이 등장인물과 역할을 간단히 요약해 보고자 합니다.
1) 태인 역 (하정우)
민간 여객기의 부기장으로써 영화의 모티브는 실제 사건 당시 부기장이었던 박완규 겸 수습 조종사 전명세입니다.
2) 용대 역 (여진구)
민간 여객기 납치범입니다.
이 영화의 메인 빌런이지만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죠.
영화의 모티브는 실제 사건을 일으킨 테러범 김상태입니다.
3) 규식 역 (성동일)
민간 여객기의 기장입니다.
영화의 모티브는 실제 사건 당시 기장인 이강흔입니다.
4) 옥순 역 (채수빈)
민간 여객기의 승무원입니다.
영화의 모티브는 실제 사건 당시 승무원 최석자입니다.
5) 최동철 역 (김동욱)
공군 F-5 전투조종사이며 태인의 후배로 YS-11기 납북 때 태인과 같이 요격을 위해 출격합니다.
6) 서민수 역 (최광일)
YS-11의 부기장으로, 공군 시절 태인의 선배로 나옵니다.
7) 공군 비행단장 역 (김종수)
강릉공항에 주둔하고 있는 제10 전투비행단장이며 계급은 준장이며, 이름은 장영환입니다.
8) 창배 역 (문유강)
대한항공 항공 보안관입니다.
영화의 모티브는 실제 사건 기내보안관 최천일입니다.
9) 이수희 역 (정예진)
비행기에 탑승한 영어교사. 한봉을 계속 챙겨준다.
10) 이한봉 역 (문우진)
비행기에 탑승한 우창중학교 재학생. 용대의 후배
11) 문영 역 (임세미)
태인의 아내로 등장합니다.
12) 영숙 역 (김선영)
태인의 공군 시절 선배이자 납북된 민수의 아내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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