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하자마자 핫이슈로 떠오르며 많은 호불호를 불러들인 '파묘’를 소개하려 합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최민식)와 장의사(유해진), 무속인들(김고은, 이도현)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입니다.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인데 여기에 빛과 어둠, 과학과 미신이 공존하는 현실세계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며 스산한 분위기의 예고편과 미스터리한 기운의 포스터까지 더해져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상세 영화소개와 저만의 관람평도 올려놓았으니 참고하시며 봐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상세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1. 기본정보
- 개봉 : 2024.02.16
-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공포, 오컬트, 크리쳐, 다크판타지
- 국가 : 한국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34분 (2시간 13분 50초)
[출연/제작]
- 감독 : 장재현
- 프로듀서 : 김지연
- 제작 : 권지용, 박형진
- 각본 : 장재현
- 극본 : 김다민
- 출연 :
- 최민식 - 상덕 역
- 김고은 - 화림 역
- 유해진 - 영근 역
- 이도현 - 봉길 역
- 전진기, 홍서준, 김재철, 정윤하, 이영란, 박정자, 박지일, 김선영
- 조명 : 이성환
- 음악 : 김태성
- 편집 : 정병진
- 동시녹음 : 구종률
- 음향 : 김병인
- 미술 : 서성경, 정인철, 박준용, 유청
- 의상/분장 : 최윤선, 이은주
- 특수효과 : 황효균, 이희은, 곽태용, 도광일, 도광섭, 김신철, 손승현
- 무술감독 : 정윤헌, 문광식
- 제작사 : 쇼박스, 파인타운 프로덕션
- 배급사 : 쇼박스
2. 줄거리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부자집안의 장손을 만납니다. 부자집안의 장손은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부자라고 하는데, 조상 시절부터 재산을 물려받아 밑도 끝도 없는 부자라고 합니다.
기이한 병의 원인이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화림과 봉길이 한국으로 돌아와 묫 바람으로 장손들이 귀신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에게 이야기하며 일을 제안합니다. 이에 돈 냄새를 맡은 ‘상덕’(최민식)과 ‘영근’(유해진)이 합류하며 파묘를 준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온 의뢰인인 박지용과 합류하고, 특이한 제안을 받게 됩니다.
집안 어른들이 이장하는 것에 반대가 심해 아무도 모르게 하고 싶다는 것과 염도 하지 않고 관째로 화장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며 의아했던 상덕과 다른 일행들은 묫자리를 찾아가게 됩니다.
묘소로 향하는 길에 보국사라는 절을 알리는 표지판을 상덕은 잠시 눈여겨보며, 산골짜기를 한참 이동하는데 한낮임에도 산 위가 어두컴컴해 한눈에 봐도 음습한 분위기를 풍기며 모든 일행의 얼굴이 굳어집니다.
산꼭대기에 묫자리를 쓰는 경우가 처음임을 다들 의아해하며 걷다가 심상찮게 생긴 큰 나무가 눈에 들어오고 그 주변으로 여우 몇 마리가 나타납니다.
산 정상으로 도착하자 시커먼 숲 속에 볼품없이 방치된 묘가 나타납니다.
상덕은 묘 앞에 있는 흙을 맛보고는 바로 뱉어내며, 심각하게 묘를 바라보다가 묘 위로 올라 주변 산세를 살핍니다.
이윽고 비석을 살피는데 비문에 이름은 없고 숫자만 적혀 있음에 의아해합니다.
의뢰인에게 이 묫자리를 누가 알려준 거냐고 묻자 근처에 있는 한 절(보국사)에 있는 주지스님인데, 풍수에 고명한 기순애(혹은 기수 내)라는 법명을 가진 스님에게서 묫자리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상덕은 말합니다.
"여기 전부 다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내가 한 40년 땅 파먹고 살았지만 여긴 도저히 모르겠다. 여긴 듣도 보도 못한 음택(陰宅)이야. 저런 데 잘못 손댔다가는 지관부터 일하는 사람까지 깡그리 다 줄초상 나 이 사람들아. 아까 나무 옆에서 여우 너도 봤지? 여우는 묫자리와 상극인 짐승인데 이럴 순 없어. 이런 데는 절대 사람이 누워 있을 자리가 아니야. 악지(惡地) 중의 악지란 말이다."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오게 되며 영화는 어둠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빛과 어둠, 과학과 미신이 공존하는 미스터리 영화 '파묘'의 이후의 이야기를 보시려면 바로 아래 글을 보시면 되고, 줄거리와 결과를 굳이 알지 않고 영화를 바로 보시려면 3. 관람평으로 바로 가시면 됩니다.
상덕과 화림은 파묘를 준비하며 계속적으로 상덕이 망설이자 화림은 '대살굿'과 이장을 동시에 하자고 제안합니다.
의뢰인의 아픈 삼대독자를 살리자고 화림의 설득에 상덕은 동의하게 되고, 화림이 대살굿을 하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돼지띠 일꾼 다섯과 통돼지 다섯을 준비한 다음, 일꾼의 이마에는 돼지 피를 묻히고, 돼지 아가리에는 일꾼들의 머리카락을 넣어 봉인하며, 파묘를 진행합니다.
긴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관을 찾아 밖으로 꺼내는데, 왕족이나 쓸 법한 귀한 향나무로 관이 만들어져 있다는 점과 묘에 한기가 엄청남에 영근은 놀랍니다.
다행히 파묘를 잘 끝내며, 상덕은 100원짜리 동전 하나를 묫자리에 던지고 따라 내려갑니다.
관은 리무진으로 운구가 되고, 파묘했던 일꾼들이 구덩이 주변에 남아있다가, 묫 바닥에 돈 될 만한 게 없나 하고 삽으로 표면을 파헤치고 있을 무렵, 땅 속에서 능구렁이로 보이는 뱀 한 마리가 기어 나와 일꾼 쪽으로 가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발 쪽에 뱀이 있다는 걸 뒤늦게 발견한 일꾼이 놀라서 뱀 허리를 삽으로 냅다 찍어 버리자, 뱀 머리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는데 뱀 머리가 있어야 할 곳에 인간 여자의 얼굴이 보입니다.
비명 소리가 온 산을 떨치는 순간, 갑자기 돌풍과 함께 먹구름이 몰려들어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고 운구 차량을 쫓아가던 화림과 봉길의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그러다 상덕은 의뢰인 지용에게 제안합니다.
"화장은 비 오는 날에 하게 되면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며 속설을 얘기하고 직업윤리상 이게 도리라 말씀을 드리는 거라며 "가끔 이런 경우도 있어요. 이럴 때는 병원 영안실에 안치시켜 놨다가 손없는 날에 화장을 하죠"라고 하며 병원에 관을 잠시 안치하려 합니다.
지용을 비롯한 유족들은 마지못해 동의하며, 서울로 올라가고 영근이 관을 깨끗이 정비하고, 상덕은 찜찜함을 참지 못하고 보국사로 향합니다.
거기에서 한 거사를 만나며, 이전에 주지스님인 기순애(또는 기수 내)가 맞냐고 물어보지만, 거사는 처음 듣는다는 얼굴로 이곳의 주지 스님은 원봉스님이라고 말해줍니다.
또한 오늘 파묘한 묘에 대해 아는 게 있는지 물어보게 되었는데 이 묘안에 있는 관 속에 어마어마한 금은보화가 있을 거라는 소문이 이 일대에 파다했었다고 답변해 줍니다.
한편 영근은 국밥을 먹으러 나간 사이 영안실 관리자가 관 안에 값나가는 부장품이 있을 거라 짐작하고 관 뚜껑을 열려고 시도합니다. 거의 다 열려갈 때 화림과 봉길이 나타나 실랑이를 벌이지만 결국 뚜껑은 결국 열려 버립니다.
그 순간 무언가가 화림을 통과해 지나가고 화림은 혼절해 버리고, 영근과 상길은 그 소식을 듣고 놀라게 됩니다.
뭐가 나왔다고 거기서... 존나 험한 게..
뭐가 지나갔냐고 한 번 더 묻는 영근에게 화림이 대답합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한 화림은 할아버지 혼령이 아마도 제 자손들을 미친 듯이 찾아다니고 있을 거라고 얘기하며, 김상덕은 그 길로 의뢰자를 보호하기 위해 서울로 이동합니다.
결국 혼령은 자기 아들을 먼저 찾아 미국 LA까지 순식간에 날아가 의뢰인의 아버지인 박근현의 숨통을 끊어버리고, 어머니(배정자)까지 죽음에 이르게 만듭니다.
그러는 사이, 한국에서는 화림, 봉길, 영근이 혼령을 다시 불러와 붙잡으려는 의식을 행하게 되며, 봉길에게 할아버지 혼령이 나타나며, 잡으려 하지만 놓치게 되죠.
그 시각 호텔에 머물고 있던 의뢰인 박지용에게도 혼령이 찾아와 몸속에 들어가게 되고, 뒤늦게 찾아온 상덕이 호텔의 마스터키로 문을 따고 들어가 보지만 지용이 일제강점기 군인과 같은 경례 자세를 취하며 대동아공영권을 위해서라는 둥, 일제의 강제 동원에 적극 참여하기를 독려하는 웅변을 펼치게 됩니다.
그러다 스스로의 목을 비틀며 마지막에 한국어로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라고 말한 순간 목이 완전히 뒤틀리며 바닥에 쓰러져 사망하게 되죠.
심지어 미국에 있는 의뢰인의 장손인 아기까지도 마수가 뻗치고 있는 시점에 상덕은 보다 못해 이러한 자초지종을 의뢰인의 고모에게 이야기하며,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관을 화장하자고 제안합니다.
아버지를 화장하기보다는 이장하길 바랐던 고모는 갈등하다 이제 갓 태어난 조카손자를 잃을 수도 있다는 말에 결국 화장을 승인하며, 관이 불타기 시작하자 자신의 증손자의 목숨까지 취하려던 혼령은 고통스러워하며 사라집니다.
파묘 이후 사건들이 어느 정도 일단락 된 시점에 영근은 상덕에게 하소연을 하며, 하소연의 당사자인 일꾼을 찾아갑니다.
지난 파묘 작업에 참가했던 일꾼 중 묫 바닥에서 기괴한 뱀을 삽으로 두 동강 냈었던 이가 불안에 떨고, 동티가 난 걸로 추측했습니다.
※ 동티 : 금기된 행위를 하였을 때 귀신을 노하게 하여 받는 처벌을 가리키는 민간용어
일꾼이 상덕을 보자, 상덕의 뒤로 뱀이 기어가는 환상을 보게 되며, 피눈물을 흘리며, 살려달라 아우성칩니다.
이에 상덕은 꺼림칙한 마음을 가지고 다시 무덤을 찾아가 여자 얼굴을 한 뱀의 반토막난 사체를 보게 되며, 주변을 더 샅샅이 살핍니다. 그러다 땅속 깊숙이 묻혀 있는 '정체불명의 관'이 발견되고, 수직으로 세워져 있어 놀라게 됩니다.
이에 상덕은 돌아가서 영근, 화림, 봉길 세 사람과 상의를 합니다.
그리고 그 의뢰했던 집안의 조상의 묘로 추측되는데 묫자리가 너무 안 좋아 그쪽 집안에 알리고 관을 꺼내자고 제안합니다.
네 사람은 땅을 파서 철사로 칭칭 감긴 거대한 관을 간신히 꺼냈었지만 하산하기에 너무나 늦게 되어 인근의 보국사로 옮기게 되며 잠시 머뭅니다.
절의 창고에 관을 임시로 보관하며 찹쌀과 말의 피로 결계를 칩니다.
죽은 의뢰인 박지용의 고모가 보국사로 찾아오지만 해당관은 자신이 전혀 모르는 관이니 알아서 처리하라고 상덕에게 이야기하게 되죠.
여기서 고모에게서 숨은 진실을 듣게 되는데, 할아버지(고모에겐 아버지) 혼령이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크게 팔아먹은 사람으로 고관대작까지 지낸 매국노였던 것입니다. 이상한 점은 당시 할아버지가 친일파였기에 일본인 풍수사였던 기순애에게 부탁하여 자리를 받은 것인데 "평생을 일본에 충성했던 아버지에게 어째서 이런 악지를 알려준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반문하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늦은 밤 상덕, 영근, 봉길은 요사채의 한 방에서 잠을 자다 가위가 눌려 깼습니다.
그런데 보국사의 보살은 사라졌고, 인근의 축사에서 돼지들의 비명이 들리며, 결계를 친 창고의 관은 터져 있고, 철조망도 다 끊어져 있었습니다.
화림은 관 안에 지네 장식이 붙은 사무라이 투구를 발견하게 되고,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낍니다.
충격적 이게도 중세 일본 갑옷을 입은 괴물이 등장하며, 화림은 공포에 질려 도망치고, 이를 본 봉길이 괴물과 싸우며 다치게 됩니다. 그때 마침 새벽녘의 닭 울음소리가 들리며, 두 번째 닭 울음소리가 들리면서 괴물의 몸에 불이 붙어 하늘로 솟구치며, 거대한 도깨비불이 되어 버립니다.
괴물의 정체는 바로 일본 요괴인 오니(鬼)이며, 이것이 도깨비불이 되어 사라집니다.
다음날 곰이 민가로 내려와 돼지를 파먹고,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보국사 스님도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집니다.
상덕은 폐쇄된 보국사로 다시 가서 창고 안에 있던 과거 도굴꾼들의 물건을 조사하게 되는데 일제 강점기에 쇠말뚝을 제거하는 철혈단원의 도구임을 알게 되죠.
오니와 싸우면서 상처를 입은 봉길에게 일본귀신의 혼이 붙어 있음을 알게 된 화림과 상덕, 영덕은 다시 한번 모이게 됩니다. 상덕이 그동안의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를 공유하게 됩니다. 풍수학적으로 한반도는 대륙을 움켜잡고 있는 호랑이(범)로 보는데 오니가 묻어 있는 묫자리가 바로 범의 척추에 해당하는 자이며, 묘비에 적혀 있던 숫자들은 경도와, 위도를 뜻함을, 그리고 쇠말뚝을 제거하자고 이야기하게 되죠.
결국 다친 봉길을 제외하고 세 사람은 은어가 한가득 채워진 가방들과 철혈단의 곡괭이들을 가지고 한밤에 묘가 있는 산에 갑니다. 시간이 지나 축시가 되자 무덤 밑에 땅속에서 거대한 오니가 나오면서 길에 놓인 은어를 하나씩 집어 먹으며 나무 쪽으로 떠나가자, 그 틈을 타 상덕과 영근은 구덩이로 들어가 철혈단의 곡괭이와 삽으로 쇠말뚝을 찾기 시작하지만 찾질 못합니다.
하지만 여러 추적으로 상덕은 오니 그 자체가 쇠말뚝이었음을 깨닫고 영극과 하림과 힘을 합쳐 오니를 가까스로 제거하며, 병원으로 이송되게 됩니다. 동시에 귀신에 빙의되어 있던 봉길도 마침내 속박에서 풀리게 됩니다.
빛과 어둠, 과학과 미신이 공존하는 미스터리 영화는 마무리를 향하게 됩니다.
겨울이 지나고 각자는 평소의 삶으로 돌아가서 오니를 상대하며 살아남으며 승리했지만, 그 여파로 정신적, 신체적 상체는 아직도 완벽히 아물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덕의 딸이 결혼식을 올리자, 하객으로 영근, 화림, 봉길이 만나며, 마무리됩니다.
3. 관람평
귀신이 스며든 소녀를 살기기 위해 두 신부의 퇴마 의식을 다룬 '검은 사제들'과 '신이란 과연 있는 것인가?'에 대한 믿음의 본질을 찾아간 '사바하'를 통해 알려진 장재현 감독이 신작 '파묘'를 통해 24년 2월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오컬트라는 특이한 소재를 가지고 여러 종교를 넘나들며, 퇴마를 그린 장재현 감독의 탐구정신과 도전정신이 '파묘'에서도 일관되게 보여주며, 벌써 500만이라는 흥행돌풍을 만들어내며 여러 흥미로운 관람평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저도 저만의 평을 해보려 합니다.
일단 '파묘'의 의미는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낸다'라는 뜻입니다.
기독교과 불교를 넘나들며 종교의 가치에 대해 항상 되묻던 그가 이번 작품에는 한국 특유의 장례 문화를 주요 소재로 이용하며, 토속신앙·민속신앙 그리고 역사까지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점인데요.
태어날 때부터 밑도 끝도 없이 어마무시한 부자인 집안에서 일어난 비극적이자 기묘한 일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파묘가 초반 20분 정도의 몰입도가 높은 이야기라면, 중, 후반부는 파묘의 진실과, 그 이후 '험한 것'과 마주한 주인공들의 사건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일제강점기의 비극적 역사를 통해 마주하는 비밀이 봉인해제되면서 다소 느슨하고, 오컬트의 매력이 사라지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많은 호불호를 만들어내고 있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과 어둠, 과학과 미신이 공존하는 미스터리 영화 '파묘'는 주인공들의 열연을 통해 영화를 다시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4. 핵심포인트'를 통해 다시 한번 되짚으면서 별도로 파묘를 분석해 보려 합니다.
간단하게나마 저의 생각이 담긴 영화 평가를 마무리하며 아래표로 정리해 봅니다.
7.2점 (10점 기준), 빛과 어둠, 과학과 미신이 공존하는 미스터리 영화.
구분 | 관람평가 | 평가사유 |
즐거리 | ★★★☆☆ | 스토리 전개가 조금은 황당할 수 있습니다. 전반부와 후반부은 완전히 다른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논란의 여지를 많이 만들고 있네요. |
음악+영상 | ★★★☆☆ | 오컬트, 크리쳐 물이지만 결코 유치하지 않은 음악(음향)을 들려줍니다. 영상자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긴장시키고, 공포로 몰아넣습니다. |
연기 (배우) | ★★★★★ | 4명의 주인공 연기는 그냥 만점입니다. 최민식, 유해진, 이도현님도 훌륭했지만 김고인님의 신들린 굿 연기는 압권입니다.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연출 (조화) | ★★★☆☆ | 호불호가 갈려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러운 연출은 아닙니다. 감독이 의도한 대로 순순히 본다면 이해가 되는 연출은 맞는거 같네요. |
가성비 (가격대비 영화의 질) | ★★★★☆ | 영화가 500만명이 들어왔다면 관객들도 이미 이 영화를 즐길 준비가 다 되었다고 보면 되겠죠? |
4. 핵심포인트
제가 영화를 보면서 핵심은 이것이지 않을까?라고 요약해 봅니다.
오컬트 vs 크리쳐
오컬트(occultism, 오컬티즘)는 물질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숨겨진 지식"을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말 그대로 신비주의적이고 초상적인 현상에 대한 탐구를 하는 형이상학적인 과학이라 할 수 있기에 구체적 괴물이 나오는 크리쳐물과는 어느 정도 상충이 됩니다.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라는 영화를 통해 한국형 오컬트를 새롭게 만들어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파묘'는 소재부터, 주제,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까지 이전 영화와 차별화를 하며, 쉽게 접목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믹싱 하여 오컬트+크리쳐물을 동시에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빛과 어둠, 과학과 미신이 공존하는 미스터리 영화인 '파묘'는 중반부로 가며 한국의 '한을 통해 이유 있는 죽음을 가하는'귀신과 다르게 일본의 '이유가 없이 근처에만 가도 다 죽이는' 귀신을 파격적으로 접목시킨 크리쳐물이 등장합니다.
이에 관객들이 예측하고 기대했던 오컬트 방향에서 점점 벗어나 전개됨에 따라 많은 어느 때보다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거 같습니다.
산꼭대기 묘를 가리켜 '소름 끼치도록 정확하고 명확한 의도를 갖고 묻혔다'라고 표현하는 상덕(최민식)의 대사처럼, 장재현 감독은 전반과 후반을 명확히 구분하려는 의도와 목적을 숨기지 않고 명확히 드러내며, 관객들이 '낯선 것들'을 보며 굉장히 불편한 긴장감과 생경함을 느끼도록 유도했다고 하니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과연 같은 느낌인지 새로운 도전(관람)을 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네요.
부자
밑도 끝도 없는 부자. 태어날 때부터 부자. 이 말은 실제로 가능한 말일까요?
가능하다면 그 사람들은 실제 어디서부터 부자였을까요?
우리 주변을 보면 자수성가로 부자가 된 사람도 많지만 돈이 돈을 더 버는 부자들이 많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늘 일반적인 한국인들은 부자를 존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 비정상적으로, 비상식적으로 버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과연 왜 그런 고정관념이 생겼을까요?
그 원초적으로 부를 소유하기 위해서는 대대로 승계를 하며, 부를 축적했을 것입니다.
'파묘'에서 나오는 상위 1프로의 부자는 현실에서도 부정할 수 없는 일제강점기까지 가야 부의 대물림을 통해 밑도 끝도 없이 부자가 됨을 살짝 비꼬아 놓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그런 올바르지 못한 부자의 고정관념도 대물림되며 내려왔을 것입니다.
풍수지리하면 미신이니, 사기니 하며 말하는데 좆 까라 그래~
전국 상위 1%들에게 풍수지리는 종교이자 신앙이다.
극 중에 상덕이 한 말입니다.
부자는 돈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부자는 늘 고민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정상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토속신앙으로부터 비롯된 점, 굿등을 일반사람들보다 맹신합니다. 파묘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 봅니다.
묘를 이장했을 때 나와 나의 가족의 안위, 부의 축적등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거금을 주고라도 눈에 안 보이는 믿음을 믿습니다.
그렇기에 성공에 대한 열망에 대한 간절함이 부를 만들어 주는 것일 수도 있고요.
재미있는 것은 극 중에 나오는 화림과 봉길도 돈 때문에 파묘에 집착합니다.
적은 돈을 받고는 이렇게 위험한 일을 못하겠다고 하죠.
정말 프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장재현 감독도 인터뷰할 때 이런 이야기했는데요.
돈을 받은 만큼 일하는 자세가 더 프로페셔널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만나는 분들도 그런 직업인 분들이다.
그래서 부자들에 대한, 돈에 대한 이야기가 이 영화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과 역할
이 영화는 4명의 주인공이 활약하고 있고, 연기력도 서로에게 지지 않을 만큼 막강한 열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배우별로 어떤 열연과 역할을 했는지 간단히 소개해보며, 실제 영화로도 과연 맞는지 감상하는 것도 하나의 관람 포인트 일 겁니다.
1) 최민식 - 상덕역
매 작품 캐릭터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이야기에 힘을 주는 최민식 님의 무게감 있는 국내 최고의 지관이자 풍수사 역할을 합니다. 전형적인 꼰대 아재 스타일로 생색도 잘 내고 금전에 얽매이는 모습도 보여주는 현실에서 있을법한 리얼한 연기력으로 사실감을 부여하게 됩니다.
악인으로도 나오지만 이 영화에서는 부잣집 진 씨 일가의 악몽의 발단이 된 아이를 살갑게 달래는 모습을 보여주며, 외동아들을 살려 달라는 박지용의 부탁도 끝내 거절하지 못합니다. 지관으로서의 직업의식이 분명하며, 꺼림칙한 파묘 건을 수행하면서도 일행에게 '정중히 모시자'라고 말하거나 파묘가 끝나자 잘 썼다며 100원 동전을 묫자리로 던지는 등 가장 진중하게 나서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갑작스레 보이는 사명감은 공감을 얻기가 힘들긴 합니다.
연출에 문제 이긴 한데 '앞으로 태어날 손주와 후손들을 위해서'라며 감정에 호소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어서 호불호가 갈립니다.
그가 가진 이름인 '상덕'은 독립운동가 김상덕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2) 김고은 - 화림역
김고은 님은 그간 연기가 훌륭한 배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연기라 간주하면, 이번 영화에서는 그간 본 적 없던 강렬한 모습으로 연기변신을 하였습니다.
젊은 나이에도 용하다고 소문이 난 무당역으로 상덕과 함께 본 작품의 주인공 역할을 했습니다.
얼굴에 피 칠갑을 하고 5분가량 이어지는 굿 장면 이외에도 혼을 부르기 위해 마치 방언이 터진 듯 경문을 외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배우 김고은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중요한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또한 사건의 발단이 된 의뢰를 처음 받은 인물로, 문제의 원인이 묫 바람 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이장(移葬)을 제안하면서, 묘 관련 일에 능한 상덕, 영근과 함께합니다.
일본어가 꽤나 유창한 점과 과거 장면과 통화 내용으로 볼 때, 일본 무속계와도 연관이 있고 그쪽 활동도 하는 듯 보이게 만들며, 오니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앞에 선 김고은 씨의 표정은 투명하고 화사한 얼굴과 한층 더 대비를 이루며 작품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그녀가 지닌 '화림'의 이름은 독립운동가 이화림(李華林)[6]에게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3) 유해진 - 영근 역
어느 영화에서든 맞춤형 역할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유해진 씨는 지관 김상덕과 함께 일하는 대한민국 명인 장의사 역할을 합니다.
장의사이지만 의외로 개신교 장로역할을 하는데 성경 구절을 외기도 하고, 사무실에 성경구절이 적힌 액자를 걸거나 찬송가를 틀어놓기도 하지만, 묫자리를 잘못 쓰면 부정을 탄다고 말하고 귀신, 무당, 굿 등의 미신적인 소재에 전혀 거부 반응이 없습니다.
장재현 감독에 의하면 관객과 가장 가까이 있는 캐릭터, 관객들을 안내해 주는 캐릭터를 부여받아 관객이 숨 쉴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줍니다. 개그 코드를 활용한 다소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실제로 있을 법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유해진 씨의 탁월한 완급조절은 새삼 감탄을 자아내게 됩니다.
그가 지닌 '영근'의 이름은 이름은 을미사변에 가담한 우범선을 처단했던 구한말 개화파 고영근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4) 이도현 - 봉길 역
이미 많은 드라마로 자신의 연기력을 입증한 이도현 씨도 무당 이화림과 함께 활동하는 법사역을 합니다.
굿판에서 북을 치는 악사이자 경문을 읊는 법사이면서 귀신을 몸에 받는 신주 노릇도 하는데 '파묘'가 첫 스크린 도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 연기력으로 극에 안착합니다.
극 중 본래 야구선수였으나 신병을 얻어 그만두고, 박수(남자 무당)가 될 팔자를 갖고 있었으나, 화림의 스승을 찾아왔다가 화림을 만나 그 곁에 머물면서 박수가 되지 않고, 화림을 친누이처럼 따르게 됩니다.
긴 머리를 뒤로 묶고, 온몸에 태을보신경을 문신해 놓은 범상치 않은 비주얼을 보이면서 경문을 외거나 빙의되는 등의 장면을 통해 이도현이라는 배우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한참 동안 극 중 성이 밝혀지지 않고 봉길이라고만 불리다가 후에 '윤 서방'이라고 부르는 장면을 통해 풀 네임이 윤봉길임이 드러합니다. 그래서 이름을 윤봉길 의사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5. 관련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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