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로 강원도 미술관 여행 2번째 코스로 이동합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강원도 홍천미술관 투어를 끝내고 양구로 이동합니다.
양구는 근대시절 소박한 서민의 삶을 그렸던 '박수근'의 고향으로 그를 기념하기 위한 미술관이 있습니다.
홍천에 이어 2번째 강원도 미술관인 양구 '박수근 미술관'을 안내해 봅니다.
11:00
강원도 미술관 여행
양구 박수근 미술관 - 양구 박수근 파빌리온
01. 박수근 미술관
양구의 자랑인 '박수근 미술관'으로 이동합니다.
봄비가 더 심하게 내리는 와중에 홍천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입구가 어디인지 헛갈릴 만큼 꼭꼭 숨어 있는데요, 건축물로써도 상당히 매력이 넘치는 곳입니다.
이종호 건축사님의 설계작품이라고 하니 자세한 설명은 조금 있다 해보려 합니다.
[장소정보]
구분 | 세부내용 |
위치정보 |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
관람정보 | 문화예술공간, 미술전시, 비올때아이랑 체험, 어린이미술관 (어린이 관람가능) |
운영시간 | 화~일 10:00 ~ 18:00, 휴무일 :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 1월1일, 설날과 추석 오전 휴무 |
입장요금 | 성인 6,000원 ( *양구사랑상품권 3천원 환급, 양구에서 사용할 수 있음) 학생(7세 이상 만 18세 이하) 3,000원 양구군민, 관내군용사, 호수문화관광권역,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주민, 병역명문가 및 가족 50%할인 다자녀가정(19세미만 자녀2인이상) 30%할인 6세이하, 65세이상, 장애인 및 보호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명예군민 무료 |
주차유무 | 별도주차장 있음 |
관람문의 | 033-480-7226 |
홈페이지 | http://www.parksookeun.or.kr |
[위치정보]
미술관 내부를 들어가기 전에 박수근 미술관에 대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박수근 미술관'은 정확히 말하면 양구 군립 박수근미술관입니다.
2002년 화가 박수근 선생의 생가 터인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양구읍 정림리마을에 세워졌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받고 있는 박수근선생의 예술혼과 작품세계를 연구, 수집, 전시, 교육하는 활동을 비롯하여 창작스튜디오, 박수근미술상, 전국사생대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개관한 지 20여 년 동안 약 102,50㎡의 부지를 확보하여 박수근기념전시관, 현대미술관, 박수근파빌리온, 어린이미술관, 라키비움까지 총 5개의 전시관을 건립하였고, 각 전시관마다 정체성과 비전을 고려한 차별화 전략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술관 언저리에 미석예술인촌을 조성하여 박수근의 예술세계를 이어가는 전업작가를 지원하고 국내외 예술활동을 매개하고 있는 수준 높은 미술관입니다.
개관 당시 박수근 선양사업위원회와 박수근 유가족이 주관이 되어 작품과 자료를 다수 기증받은 바 있고, 이후 매년 양구군에서 작품을 구입하여 현재 박수근의 작품은 235점이 있으며, 그 외 근•현대작가 작품 및 자료를 포함해 969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 박수근 작품 전체를 공개하지는 않으며 번갈아가며 공유하고 있다고 인지하시면 될 거 같네요.
주차장에 내려 가벽으로 가려진 '박수근 미술관(라키비움)'은 바닥의 라운드 동선을 따라 돌아가면 출입구가 나옵니다.
내부로 들어가면 간단히 입장권을 구입하고 관람을 바로 할 수 있습니다.
입장권은 6,000원으로 그리 비싸지 않으며 이중 3,000원은 양구사랑 상품권으로 돌려주어 해당금액을 이 동네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관람 전 대기홀에서 밖을 바라보는데 액자식 구도로 입구를 볼 수 있네요.
오늘따라 나름 기대하고 보려 했던 ‘빨래터’는 보이지 않았지만 박수근 작고 55주년 기념으로 ‘나무와 두 여인’을 최근 구입하여 그와 연계된 ‘박수근, 박완서, 황종례 특별 기념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박완서 작가가 박수근 화백과 친분이 있는 줄은 이곳에서 처음 알게 되었고,
박수근 화백을 모티브로 ‘나목’이라는 소설을 '박완서' 작가가 쓴 것도 이번에 역시 알게 되었습니다.
박수근 화백의 그림들은 워낙 인터넷에 많아 마음에 드는 사진을 조용히 찍어봅니다.
아래 사진은 많이 보았을 겁니다.
제목은 ‘굴비’인데 칼라가 상당히 리얼하죠?
재미있는 건 굴비는 1970년 25,000원이었던 그림이 2002년에 2억 5천까지 치솟았다고 하니 엄청나네요.
과거 평범한 소시민의 이미지를 심플하지만 리얼하고 생동감 있게 표현해 놓았고, 투박해 보이지만 상당한 디테일이 그림에 녹아 있습니다.
박수근 화백을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화가 박수근의 삶과 예술은 [서민의 화가]라고 한마디로 요약됩니다.
그는 곤궁한 시절에 힘겹게 살아갔던 서민화가 그 자체였습니다.
1914년 강원특별자치도 양구 산골에서 태어난 박수근은 가난 때문에 국민학교밖에 다닐 수 없었고, 6.25 동란 중 월남한 그는 부두 노동자, 미군부대 PX에서 초상화 그려주는 일 따위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그 힘들고 고단한 삶 속에서도 삶의 힘겨움을 탓하지 않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무던한 마음을 그렸습니다. 절구질하는 여인, 광주리를 이고 가는 여인, 길가의 행상들, 아기를 업은 소녀, 할아버지와 손자 그리고 김장철 마른 가지의 고목들...
그는 예술에 대하여 거의 언급한 일이 없고 또 그럴 처지도 아니었지만 그의 부인 김복순 여사가 쓴 [아내의 일기]를 보면 [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어진 마음을 그려야 한다는 극히 평범한 예술관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화가의 이러한 마음은 곧 그의 예술의지가 되어 서민의 모습을 단순히 인상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전문용어로 말해서 철저한 평면화작업을 추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주관적 감정으로 파악한 대상으로서의 서민 모습이 아니라 모든 개인의 감정에서 독립된 완전한 객체로서의 서민인 거죠. 그래서 박수근의 그림은 부동의 기념비적 형식처럼 보이며 마치 유럽 중세의 기독교 이론이 담긴 성서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또한 화강암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처럼 움직일 수 없는 뜻과 따뜻한 정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결국 박수근은 가장 서민적이면서 가장 거룩한 세계를 보여준 화가가 되었고 가장 한국적이면서 가장 현대적인 화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朴壽根 1914-1965] (1985. 열화당)에서 발췌, 편집
아래 사진은 이뻐서 찍어보았습니다.
전시내용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아 빠르게 둘러보고 나옵니다.
그리고 박수근 파빌리온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동선을 따라 걷게 되네요
02. 박수근 파빌리온
5분 정도 걸으면 '박수근 파빌리온'이 나오게 되는데 그 안에서 또 다른 젊은 작가의 전시가 열립니다.
[장소정보]
구분 | 세부내용 |
위치정보 |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257번길 2-34 |
관람정보 | 문화예술공간 |
운영시간 | 화~일 10:00 ~ 18:00, 휴무일 :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 1월1일, 설날과 추석 오전 휴무 |
입장요금 | 박수근 미술관 입장료와 패키지 임 |
주차유무 | 별도주차장 있음, 박수근 미술관과 같이 사용 |
관람문의 | 033-480-2655 |
홈페이지 | http://www.parksookeun.or.kr |
[위치정보]
과거 양구군은 박수근 미술관 옆 골짜기 수 천평을 추가로 확보하여 미술관과 연계한 전업화가들의 각종 미술작업, 워크숍, 체류 등등의 지원과 체험이 가능한 장소로 만든 것입니다.
파빌리온으로 들어가는 작가의 흔적을 일부 감상하며 동선도 세련됩니다.
실내도 근사하네요.
‘박춘화’,’ 이정태’,’ 정윤영’ 작가가 각각의 콘셉트를 가지고 아래와 같이 그림을 그렸는데 느낌이 어떤지 감상해 보세요.
칼라와 패턴이 몽환적이면서 세련돼 보이네요.
하지만 그림을 해석하기에는 저는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박수근 파빌리온의 전면건물의 2층이자 감상하는 동선의 끝애는 박수근과 그의 가족들이 과거 생가에 있던 모습이 보입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꾸준히 가난한 서민들의 소박한 삶을 그리는 화가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후대를 위해 좋은 그림을 선물한 것에 대해 감사할 따릅니다.
마지막으로 박수근 미술관을 설계한 분과 건축물에 대해 살짝 이해하며 마무리하려 합니다.
이곳을 설계한 분은 ‘이종호’님입니다.
1957년생으로 스튜디오 메타 대표인데요.
한양대학교 건축학과를 나와 김수근의 공간연구소에서 10년을 보내며 건축수업을 보냈고 1989년 STUDIO METAA를 설립하고 건축활동과 더불어 무대 디자인, 지역 축제 기획, 문화시설 기획 등의 폭넓은 활동을 전개해 오며, 한양대학교 건축대학원의 겸임교수로 재직하다 별세했습니다.
율전교회, 홍천휴게소, 용두리 주택 등의 프로젝트로 건축가 협회상, 건축문화 대상, 아천상 등을 수상했으며 특히 바른손 센터로 1995년 김수근 문화상을 수상하였고 2002년 광주 비엔날레의 초대작가로 p4의 전시장을 구성하였으며 양구에 지어지는 박수근미술관으로 2002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초대작가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박수근 미술관이라는 건축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박수근 선생님은 1914년 강원도 양구 정림리에서 태어났습니다. 보통학교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재주가 뛰어났던 그는 12세 때 밀레의 <만종>을 보고 깊은 감동을 느껴 그와 같은 화가가 되기 위해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구는 박수근 선생이 평생을 바쳤던 그림에 대한 열정과 꿈이 시작되었던 곳입니다.
그가 수없이 스케치했던 나무와 일하는 여인, 나물 캐는 아낙, 빨래터...
그래서 박수근 선생님의 생가 터, 양구읍 정림리에 건축물이 세워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처음 ‘그림’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곳입니다.
이곳의 풍경은 박수근 선생님의 그림에 기본적인 기틀이 되기도 합니다.
그림을 감상하는 입장에서는 이곳 미술관 자체가 선생님과의 만남을 만들어내는 통로가 되어야 하며,
그것은 본인이 경험했었을 풍경을 매개로 이루어지며,
건축물은 그 매개과정을 조율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박수근 미술관은 유물, 유품, 그의 그림 이전에 건축 그 자체로써 매개의 장치가 되게끔 설계를 했다고 하네요.
먼 진입로에서 산줄기의 끝자락을 감아 도는 미술관 자체의 덩어리에서 경험은 시작되는 것이죠.
미술관 출입구로 가는 긴 진입로는 휘감아 돌아 들어갑니다.
박수근 선생님을 만나는 여정이 쉽고 짧으면 안 되겠다는 건축가의 의도가 보입니다.
가면서 좌우에 있는 가벽들의 마감인 화강석 덩어리를 손끝으로 느끼며 가게 됩니다.
돌아 들어간 끝에는 뒷산과 하늘로만 열린 마당이 나타나고 그 사이를 냇물이 흘러갑니다.
이곳에서의 건축의 경험은 ‘박수근 선생님을 기리는 마음’을 표현하며, 멀리서 양구를 내다보는 박수근 선생님을 기리는 조각상도 멋지게 계획한 것입니다.
건축가가 박수근 선생님을 동경하며 설계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아마도 살아생전 보여준 삶에 대한 존경와 함께 우리에게 어떤 감동의 요소가 작동되기를 바라기 때문이 아닌지 추측됩니다.
양구는 그 모든 흔적을 담고 있으며 맑고 깨끗한 자연만큼이나 선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 같네요.
짧지만 긴 관람이었던 양구 박수근 미술관 여행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당일치기 강원도 미술관 여행 완전정복 3번째 여정인 '원주 뮤지엄 산'을 가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세요.
당일치기 강원도 미술관 여행 완전정복 1번째 여정인 '홍천미술관'을 가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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