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인간의 대결이야기 '검은사제들' 뮤지컬을 소개합니다.
2015년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주연으로 544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엑소시즘의 포문을 연 영화 '검은 사제들'이 뮤지컬로 재탄생했습니다.
21년 2월 25일 개막한 작품은 '영화 원작에 충실하면서 뮤지컬만의 언어로 새로운 오컬트 장르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선과 악이 대결하면서 나약한 인간이 어려운 난관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관심도 가져보게 됩니다.
영화와 뮤지컬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장르이기도 하여 뮤지컬 관람을 통해 '검은 사제들'을 새롭게 소개하려 합니다.
※ 뮤지컬을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1. 기본정보
- 공연기간 : 2021.02.25 ~2021.05.30
- 공연시간 : 평일 20시 / 주말 및 공휴일 14시, 18시 (월요일 공연 없음)
- 러닝타임 : 100분 (인터미션 없음)
- 공연가격 : R석 88,000원 S석 66,000원 A석 44,000원 (할인요소 해당 시 20~30% 할인)
- 연령제한 : 중학생이상 관람가
- 공연위치 : 서울 종로구 대학로 8가길 85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 공연종류 : 창작뮤지컬
- 주차유무 : 주차불가
- 공연문의 : 1577-3363 (클립서비스주식회사)
- 연관링크 :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1000082
2. 줄거리
영화와 줄거리는 유사합니다. 퇴마 신부와 신학생이 악마가 깃든 여학생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이상 증세에 시달리는 이영신(고등학교 여학생).
영신이 마귀에 빙의된 것을 확신한 김신부는 교단에 구마 예식을 허가해 줄 것을 요청하고,
모두의 반대와 의심 속 비공식적 허가를 기어이 받아냅니다.
하지만 6개월 뒤, 보조 사제가 10명 이상 포기하며 중도에 도망치고
약자임에도 악에 복종하지 않고 자신 안에 마귀를 붙잡아 두지만
영신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신을 믿으나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을 가지고 있는
김 신부는 교단에 간곡한 설득 후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런 김 신부에게 어린 시절 여동생을 잃은 트라우마를 간직학고, 속죄로 신학교로 들어갔지만
뺀질뺀질하게 행동하다 유급한 신학생 최부제가 보조 사제로 배정되며 다시 한번 구마를 진행하려 합니다.
반드시 떠오를 것임을 결코 혼자가 아니었음을 검고 차가운 강물 속에서도 제가 잊지 않게 하소서.
두 명의 검은 사제들은 모두가 포기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서울 명동 한복판으로 달려갑니다.
주어진 단 하루의 시간 그리고 마지막 기회는 과연 어떻게 될지?
소녀를 구하기 위한 마귀와의 사투이자 선과 악의 대결이 벌어집니다.
3. 관람평
일단 공연장이 쾌적합니다.
폭이 좁고 천장고가 높아 관람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고 일반적인 뮤지컬 공연과 달리 무대의 움직임이 별도 없고 다양한 조명 효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많은 것들이 전달되는 게 무척 중요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쉽게 영상, 음향, 특수효과로 무장한 영화와 비교를 계속하게 됩니다.
또한 실제 영화배우와 뮤지컬 배우도 자연스럽게 비교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김신부로 출연한 이건명 님의 연기를 무척 기대했건만 발성이 약해서 그런지 대사와 의미 전달이 떨어져 보였습니다.
반면 신학생 최부제 역할의 장지후라는 분은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오히려 뛰어난 가창력과 정확한 발음으로 스토리를 주도하며 전체적인 흐름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퇴마를 위해 사용되는 외래어와 한국어가 계속 혼용하여 사용되고,
배우들의 대사도 속도가 빨라 집중하며 들었지만 아쉽게 다 이해를 하지 못했어요.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봐야 하는 생각도 들었고, 기존의 영화를 본 입장에서는
영화자체의 매리트 때문인지 몰라도 스토리의 전개나 대사전달력에서 공간이 잘 안 돼서 조금은 아쉬운 공연이었습니다.
영화와 계속적으로 비교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나 음향효과는 영화가 더 나아 보입니다.
강동원과 안성기가 주연한 영화 주인공들에 비해 떨어지는 배우들의 인지도도 한몫하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무대 예술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들의 연기로 많은 것을 의인화해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점이지 않을까요?
이 작품에서 영신이의 몸속에 있는 크고 작은 마귀를 4명의 앙상블 배우들이 함께 움직이면서 표현하고 있어요.
이야기의 흐름상 영신이가 실제 마귀로 변한 게 아니라 영신이의 몸을 마귀가 조종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더 구체적이고 비주얼 하게 관객들에게 어필합니다.
그럼으로써 검은 사제들이 싸우는 상대인 마귀의 무게감을 알려주며 선과 악의 대결을 좀 더 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렇게까지는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여고생과 악마의 존재를 동일화하는 오해를 낳게 합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에서 박소담의 연기는 엄청난 호흡을 가져왔지만 뮤지컬에서 장민제 님의 연기는 아무리 잘해도 4명의 마귀에 의해 묻혀버립니다.
구마씬은 화려한 쇼의 느낌보다는 기괴하게 움직이는 (영신이와 몸이 붙어서 움직이는 마귀, 벽을 타고 움직이는 마귀,
그림자로 이상한 모습으로 표현한 마귀 등) 마귀들과 그에 맞서 싸우는 사제들의 모습을 계속 대조하며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구마예식을 아래 유튜브로 감상하면 좋을 듯하네요)
특히 사제들이 마귀에게 밀리지 않고 버티는 느낌을 역동적으로 보여주는데, 선과 악의 대결에서 우의를 점점 보이게 만들어가며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뮤지컬 배우들의 목소리가 약간씩 묻혀 잘 들리지 않았지만 화려한 퍼포먼스와 음악들은 영화 대비 수준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나름 볼만한 뮤지컬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기까지 '검은 사제들' 뮤지컬 관람평을 해봅니다.
4. 핵심포인트
오늘의 캐스팅
오늘의 주연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최부제의 4명의 멀티캐스팅, 김신부와 이영신역은 3명의 멀티캐스팅이 있었는데, 이중 장지후, 이건명, 장민제 님이 오늘 출연하였습니다.
추가로 총장신부로 지혜근, 앙상블의 심건우, 김정민, 이동희, 이지연 님이 나오는데 일부는 이전에 관람한 뮤지컬을 통해 낯익은 분도 있습니다.
주연인 이건명 씨는 인지도 있어 나름 기대해 보았지만 아까 리뷰에서 이야기했듯이 전달력이 살짝 아쉬웠습니다.
포스터들의 분위기는 엄숙하고 경건하지만 나약한 인간을 두고 선과 악의 대결을 살며시 보여주는 듯합니다.
선과 악의 대결, 나약하지만 강한 인간의 이야기
'검은 사제들'은 표면적으로는 선한 신과 악마에 대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이야기하는 거 같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런 보상도 없지만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에 뛰어드는 인간,
두려움에 스스로의 자아에서 도망쳤지만 깨달음을 통해 다시 자신을 찾아 돌아오는 인간,
자신을 구해줄 것을 믿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간이 있습니다..
그들이 강인한 악마와의 처절한 싸움을 통해 ‘개개인의 인간은 나약할지 모르나 우리가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연대할 때 (마귀도 물리칠 만큼) 강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5. 공연장 소개
[유니플렉스]
평온하지만 조용한 일요일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오후 2시 티켓으로 '검은 사제들'을 관람했습니다.
급하게 예약을 했음에도 좋은 자리를 확보하고 할인까지 받아서 서둘러 왔습니다.
5월의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대학로의 마로니에 공원은 걷기에도, 가만히 앉아 감상하기에도 꽤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웰메이드 영화를 뮤지컬로 재구성함에 따라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을 뛰어넘을 연기를 뮤지컬 배우들이 잘할지, 공연은 어떤 식으로 각색이 되었을지 무척 기대를 하며 공연장에 입장했습니다..
공연 전 무대는 커튼이 희미하게 쳐져 있어 실루엣만 볼 수 있었습니다.
좌석도 거의 앞인 데다 무대가 높고 좁아 관람할 시야도 최상이었습니다.
무대 내 착석을 하고 몰래 무대를 찍었다가 관리자 분에게 한소리 들었어요.
이 정도는 찍을 수 있는 거 아닌가? 볼멘소리가 입안에서 맴돌긴 했지만 어쩔 수 없죠. 룰은 룰이니까요!!
공연 시작 후는 다들 아시겠지만 촬영을 할 수 없으니 몰입하며 관람을 했답니다..
공연을 끝나고 나서의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은 공연장 갈 때와 똑같이 화창한 봄날입니다.
집을 나와 풍경이 좋은 동네를 돌아다니는 건 뮤지컬을 즐길 때만큼 행복합니다.
그래서 오늘 좋은 공연을 보고 돌아가는 길도 즐겁습니다.
다음 리뷰에서 찾아뵐게요.
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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