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뮤직뱅크 넘버, 풍부한 볼거리 뮤지컬 등등곡 관람평
7월 여름휴가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 뮤지컬 '등등곡'을 관람하였습니다.
최근, 조선의 뮤직뱅크(약자 뮤뱅)이라는 리뷰가 연달아 달리며 인기글 끌고 있는 뮤지컬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등등곡'이라는 한국의 창작뮤지컬인데요.
1591년 조선, 한양도성에서 유행했던 이상한 탈을 쓰고 해괴한 노래와 춤을 추는 놀이 ‘등등곡’과 그와 관련한 선비들의 숨겨진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고 해서 예매를 했습니다.
자~ 여름시즌에 보게 된 이 뮤지컬이 과연 볼만한 공연일지, 아닐지를 공연을 본 후 저의 주관적인 평가를 적어보려 합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상세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뮤지컬을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1. 기본정보
- 공연기간 : (초연) 2024.6.11~8.11
- 공연시간 : 월요일은 휴무
화, 목, 금 20:00
수 16:00, 20:00
토 15시, 19시, 일 14시, 18시 - 러닝타임 : 100분 (인터미션 없음)
- 공연가격 : R석 70,000원 / S석 50,000원 / A석 40,000원 (할인요소 해당 시 20~50% 할인)
- 연령제한 : 중학생 이상 관람가
- 공연위치 : 서울 종로구 대학로 8가길 85 티오엠 1관
- 공연종류 : 창작뮤지컬
- 주차유무 : 준중형 차량 해당건물 내 주차가능
- 공연문의 : 02-3672-0900 (나인스토리)
- 연관링크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4006746
2. 줄거리
사람이 사람 같지 않다네~
임진왜란(선조즉위 시절) 직전인 1591년 한양도성 인근에서 젊은 선비들이 탈을 뒤집어쓰고
“사람이 사람이 아니로세. 죽어서는 의미가 없으니 살아서 노세.”
따위의 말을 하며 미친 듯이 춤을 추며 놀았는데, 이 놀이를 ‘등등곡’이라 불렀습니다.
이 놀이를 하는 선비들은 스스로를 ‘등등회’라 불렀는데
등등회는 유수의 양반가이자 서인의 자제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 과거에 서인의 반대파인 동인 선비 천여 명이 억울하게(?) 죽었나 갔던 기축사화의 주역 ‘길삼봉’이 살아 돌아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등등회의 선비들은 각자가 꿈꾸던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5명의 선비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갈지?
그 이야기가 마지막 종착지까지 내달립니다.
3. 관람평
1. 전체평가
조선의 뮤직뱅크라 불릴 만큼 뮤지컬 <등등곡>을 관람한 관객들의 호평이 소문에 소문을 타고 전해져 왔습니다.
“노래와 연기를 넘어서 볼거리가 다양한 뮤지컬입니다!”,
“캐릭터도 서사도 분명하고 소재도 참신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배우들이 탈 들고 추는 춤이 멋있어서 좋았습니다.”,
“무대와 조명 활용이 좋았고 배우님들이 연기를 잘해서 재밌었습니다!”,
“매력적인 역사극”,
“넘버가 좋아서 하루 종일 흥얼거리고 있어요”,
“넘버가 너무 중독성 있고 좋아요!”,
“우리 멋과 전통문화를 신선한 장르의 이야기로 녹여내어 눈과 귀가 즐거웠습니다”,
“조명에 비치는 무대도 이쁘고 배우들도 연기가 좋아서 재밌게 봤습니다.” 등
공연에 대한 극찬들에 호기심이 발동해 빠르게 예약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소문이 나서 그런지 좋은 자리를 예약하지 못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여분을 몰입하면서 보았습니다.
관객들의 호평은 진심임을 알게 되었고 자세한 이야기는 키워드를 통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2. 주인공 소개
오늘의 주인공들은 5명입니다.
조선의 뮤직뱅크답게, 주옥같은 넘버들을 애절하게, 한편으로는 신명 나게 부르는 멋진 배우들이네요.
등등곡의 참석자(캐릭터)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김영운 :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그저 노는 것이 좋은 등등회의 수장
2. 최윤 : 조선 건국 이래 최고의 천재
3. 초 : 글재주가 뛰어난 영운의 영특한 종(하인)
4. 정진명 : ‘기축사화’의 중심에 서있던 정철의 아들로 깊은 죄책감에 시달리며 술과 약에 찌든 등등회의 막내
5. 이경신 : 영의정의 아들로 입신양명을 꿈꾸나 항상 최윤에게 밀리는 2인자
그리고 각 캐릭터 별 캐스팅은 트리플 또는 더블 캐스팅입니다.
또한 오늘 출연자는 주황색 글자로 표현해 봅니다.
- 김영운 役 : 김재범, 유승현, 김지철
- 최윤 役 : 김바다, 정재환, 안지환
- 초 役 : 강찬, 박준휘, 김서환
- 정진명 役 : 박선영, 김경록
- 이경신 役 : 황두현, 임태현
하지만 제가 이 분들을 다른 공연에서 접해 보질 않아서 많은 기대는 안 했는데
공연을 본 후, 이 분들을 다시 보게 되었네요.
3. 세부 평가
공연의 배경은 조선시대, 그리고 임진왜란 직전에 서인과 동인들로 나뉘어 당파싸움을 하며,
기축사화라는 끔찍한 비극뒤의 잠시나마 평화로운 시절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초반은 배경을 설명하랴, 주인공들의 성향을 이야기하랴, 약간 호흡이 길어 지루한 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축사화를 통해 죽어나갔던 동인들의 부활(?)로 5명의 등등회 멤버들은 혼돈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며, 점점 등등곡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버립니다.
연출이면 연출, 배우들의 연기면 연기, 넘버를 받쳐주는 가창력 등은 그야말로 환상적임을 깨닫게 됩니다.
100분의 시간은 정신없이 지나가고,
극의 전개 중에 관객들은 일부는 눈물을, 일부는 전율을 느끼며 상당한 재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생각이 담긴 공연 평가를 해보고자 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참고만 하시면 될 거 같아요.
하지만 이 기준으로 계속해서 평가를 하며, 공연의 수준을 더 높이 올리는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구분 | 관람평가 | 평가사유 |
즐거리 (플롯) |
★★★★☆ | 흥미로운 소재를 중심으로 스토리는 쉽고, 명확하며, 재미있습니다. |
음악 (넘버) |
★★★★★ | 조선 뮤지뱅크 답게, 중독성 강한 넘버들이 넘칩니다. |
연기 (배우) |
★★★★☆ | 5명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관객이 몰입할 수 있도록 열연을 합니다. |
연출 (조화) |
★★★★★ |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버립니다. 줄거리, 음악, 연기를 잘 조화시켜,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게 하네요. |
무대 (관람좌석등) |
★★★★☆ | 경사가 높아 관람하기 편합니다. 좌석거리도 괜찮습니다. 무대에 있는 배우의 표정을 보려면 G-H열이 좋습니다. |
가성비 (가격대비 공연의 질) |
★★★★★ | 공연비가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공연기간이 짧아 아쉽긴 한데, 한 번쯤은 꼭 보셨으면 하네요. |
4. 핵심포인트
제가 공연을 보면서 이 공연의 핵심은 이것이다!!
라고 요약해 봅니다.
웃음 뒤에 가려진 그들의 목적
사람이 사람 같지 않다네
뮤지컬 <등등곡>은 임진왜란 직전인 1591년 한양도성을 배경으로 하는 픽션 사극입니다.
조선시대 역사서 '연려실기술'에 기록된 놀이 ‘등등곡’과 당시 관련된 실제 사건들을 배경으로 허구의 인물들을 추가하여 상상력을 더해 완성된 작품으로 5인극으로 펼쳐지게 되는데요.
이상한 탈을 쓰고 해괴한 노래와 춤을 추는 놀이인 ‘등등곡’과 그와 관련된 선비들의 숨겨진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1591년은, 조선시대 문신이자 체제 비판적 사상가 ‘정여립’의 모반 사건을 계기로 수많은 동인이 희생된 ‘기축사화’ 이후 대동계의 수괴 길삼봉이 살아 돌아왔다는 소문이 한양 도성에 퍼집니다.
당시 한양도성에서 유행한 놀이 ‘등등곡’을 즐겨하던 선비들의 모임 ‘등등회’에서는 ‘김영운’의 노비인 ‘초’까지 함께하며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모두가 하나 되어 신나게 즐기는 모임으로만 보였죠.
하지만 '길상봉'에 대한 소문이 '등등회'에 퍼지면서, 기축사화에 연관된 가해자들은 불안에 휩싸이게 되죠.
그러면서 등등회 안에서도 서로에 대한 질투와 배신, 반목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들은 점점 파멸을 향해 가게 됩니다.
누군가는 지금의 시대를 지키려 하고,
누군가는 시대를 뒤집기 위해 노력하며,
또 누군가는 모든 일을 바로잡기 위해 스스로 희생되길 선택합니다.
그렇게 각자가 믿는 세상과 꿈을 위해 나아가기 시작하고, 그들의 모임은 깨져만 갑니다.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연출
개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뮤지컬 <등등곡>은
첫 공연부터 뛰어난 연기와 노래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습니다.
공연장으로 들어서면 기와를 표현한 듯 커다란 철제물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
푸른 조명으로 가득 찬 무대는 어딘가 스산하면서도 한층 더 아름답게 보이죠.
정자처럼 보이기도 하는 무대는 다양한 장소로 사용됩니다.
등등회가 즐기는 모임 장소가 되기도 하고, 최윤의 어머니 묘가 있는 곳이 되기도 하며, 궁궐 내부로도 변신합니다.
공연 초반부터 관객을 압도하는 첫 번째 넘버는 매력적인 사운드에 탈과 부채를 활용한 화려한 군무까지 더해져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고,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로 공연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 다섯 배우들의 아름다운 한복 의상과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극의 몰입감을 높이는 것은 물론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해 관객들은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여기에 조선 뮤직뱅크라 불릴 만큼 해금, 태평소, 북 등의 전통 악기를 활용한 넘버들이 극의 분위기를 더해주며 깊은 여운을 전할 뿐만 아니라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됩니다.
포스터든, 무대에서든 우리나라 고유 의상인 한복의 다채로운 색감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한국의 전통 악기와 의상이 충만해서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보는 걸 추천합니다.
같은 꿈, 다른 과정을 선택한 그들의 끝
허깨비에 홀려 도깨비가 되지 말라
(이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공연을 보시려는 분은 건너뛰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지럽고 혼탁한 시대 속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꿔온 ‘영운’과 ‘초’,
그리고 ‘최윤’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윤’은 자신의 아버지가 지은 죄를 외면할 수 없어 그 책임을 지기 위해 다른 과정을 선택합니다.
왕의 명령을 따라 ‘김영운’을 잡으려던 ‘이경신’은 결국 가장 아끼던 존재를 잃고 본인마저 안타까운 끝을 맞이하게 되죠.
공연의 마지막 엔딩을 본 이후에는
그들이 바꾸고자 했던 세상이 과연 어떤 세상이었고,
바꾸었다 해도 모두에게 만족했을지 의문으로 남게 됩니다.
굳게 믿던 신념과 꿈으로 소중했던 이들을 잃어가며
비극으로 얼룩진 등등회의 끝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주게 됩니다.
뮤지컬 <등등곡>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만들었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공감과 이해를 얻을 수 있을 만큼 많은 것을 생각해 볼 내실 있는 작품이기에
공연을 보는 내내 등등회의 멤버 중 과연 누구의 생각과 닮았을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5. 공연장 소개
[대학로 티오엠]
공연장은 티오엠이라는 곳인데 과거 '홀연했던 사나이'를 보았던 곳이네요.
지하 1층에 티켓박스가 있고요.
'첩변'라는 공연도 같이 하는 거 같은데 둘 다 인기가 있어 보입니다.
매표소를 지나 공연장 홀에 들어가면 다양한 MD를 팔고 있고
등등곡의 포토존도 보이네요.
생각보다 대기홀은 크지 않지만 사람들이 꽉 차 있습니다.
이제 공연장 내부를 들어가 봅니다.
티오엠 공연장 내부는 급경사가 심합니다.
그래서 관람할 때 앞사람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 좋습니다.
그래도 무대의 주인공 얼굴표정을 보려면 최소 G~H 열까지는 앉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무대도 조선시대를 연상하게끔 멋진 정자 같은 곳이 보입니다.
공연장은 공연을 보기에 최적화되어 있어 보는데 관람하게 좋습니다.
참고로 이 공연장은 준중형까지는 기계식 주차가 가능하니 참고하셔서 주차하세요~
대학로 주차장이 비싸기도 하고 주차할 공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늘 고민입니다.
저는 중형이라 다른 데다 주차했는데 주차장 있는 공연장이 많지 않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공연장 소개를 이만 마칩니다.
조선 뮤직뱅크 넘버, 풍부한 볼거리 뮤지컬 '등등곡 '은 최근 본 공연 중에 단연코 최고인 거 같습니다.
(아래 링크로 감상해보세요)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7ScBXY2J01oW2CtNxZrZlzOG2KEWWnzY&si=SjQHLLG5EFUZA3Ny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더 볼 기회를 또 한 번 만들어 보려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한 번쯤은 꼭 보시길 추천드리며, 다음 공연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학수고대했던 멀티버스 브로맨스 '데드풀과 울버린'의 기본정보와 관람평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등등회의 주인공처럼 스스로 선택하며 내일을 찾으려는 영화 '탈주'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구경 한 번 해보세요~
독립군 대장 안중근의 일대기를 압축한 뮤지컬 영웅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미리 감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