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여행을 꿈꾸고 본질적으로 무엇을 찾아 헤매는가?
꿈꾸던 여행을 하는 본질적인 이유가 무엇일지 여태껏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보며 우리가 왜 여행을 다니며,
무엇을 꿈꾸고, 본질적으로 어떤 것을 얻는지 깨닫고, 더 진정성 있게 여행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행의 이유’이라는 책을 통해 꿈을 꾸었던 ‘여행의 의미’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여행기[旅行記]의 의의
꿈꾸던 여행을 하면, 대부분은 기록으로 여행여정을 남기려 합니다.
그것을 통상 여행기라 이야기하며,
여행기는 여행기록의 약자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수필, 일기, 편지 등의 형식을 빌려서 쓰려고 합니다.
이러한 여행기를 통해 우리가 얻는 것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요?
그것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위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동방견문록』의 저자로 유명한 마르코 폴로는 중국과 무역을 통해 큰돈을 벌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여행을 떠났지만 이 세계가 자신이 생각해 왔던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 세상에는 다양한 인간과 짐승, 문화와 제도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와 그것을 여행기로 남겼습니다.
2. 추구의 플롯
이렇게 여행기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 형식으로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주인공은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늘 어디론가 먼 곳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항상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것을 찾아 떠나는 플롯으로 전개되며, 원하는 목적이나 목표물은 주인공의 인생 전부를 걸만 한 것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험난한 시련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추구의 플롯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이야기의 결말인데요. 마지막에 다다르면 주인공은 원래 찾으려던 것과 전혀 다른 것을 얻게 되는데 대부분이 깨달음 또는 통찰을 담게 되죠.
여러 로드무비 영화에서도 이런 플롯은 유사하게 진행되는데요.
김영하 작가님이 책에서 이야기 한 영화 〈스탠바이, 웬디〉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주인공 웬디는 자폐증으로 바깥세상과의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는 소녀인데요.
〈스타트렉〉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기도 한데, 〈스타트렉〉 시나리오 공모에 당선되면 그 상금으로 다시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시나리오를 쓰게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일에 휘말리면서 시나리오를 우편으로 보내서는 정해진 날짜에 스튜디오에 배달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난생처음으로 자신이 사는 동네를 떠나 버스를 타고 LA까지 직접 가서 전달하기로 합니다.
불친절한 버스 기사와 도둑을 만나고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시련이 잇따르게 되는데요.
전형적인 '추구의 플롯'답게 주인공 웬디는 원래의 목적이었던 시나리오 공모 당선은 이루지 못합니다.
대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에게 부과했던 한계를 돌파해 세상으로 나아가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는 거죠.
하지만 관객들은 그녀가 꿈을 이루지 못했는 데도 기뻐하며 감명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은 그녀가 추구하는 표면적 목표(시나리오 공모 당선)의 밑바탕에 진짜 목표(가족에게 받아들여지고 사회로 나아가는 것)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그래서 주인공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그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 마치 자기 일처럼 흐뭇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추구의 플롯'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크게 2가지의 목표가 있습니다.
주인공이 드러내놓고 추구하는 것(외면적 목표)과 주인공 자신도 잘 모르는 채 추구하는 것(내면적 목표)으로 구분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추구의 플롯'에 맞추어서 쓰인 이야기는
주인공이 외면적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중요한 게 아니며,
내면적으로 간절히 원하던 것을 이루도록 하여 관객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만족감을 주게 되는 것이죠.
결국 '추구의 플롯'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대부분 주인공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고,
역으로 생각해 보면 여행기가 '추구의 플롯'으로 쓰일 수 있고,
대부분 이런 이야기의 흐름으로 쓰여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3. 여행의 외면적 목표
우리는 왜 여행을 꿈꾸고 본질적으로 무엇을 찾아 헤매는가를 되돌아본다면,
우리는 명확한, 외면적인 목표를 가지고 여행을 떠납니다.
이런 목표는 흔하게 가질 수 있는 것이고, 주변 누구에게나 쉽게 말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양양에 가서 서핑을 배우겠다. 한라산에 가서 트레킹을 하겠다.
더 나아가 프랑스에 가서 미술관을 둘러보며 힐링하겠다. 등등
이런 여행의 외면적 목표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게 됩니다.
비행기를 예약하고, 그 나라나 그 지역에서 어떻게 이동할지 검토하고, 가서 봐야 할 여행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코스를 알아보고, 그곳에서 머무를 곳을 예약하게 되죠.
'추구의 플롯'에서는 주인공이 결말에 다다르게 되면
'뜻밖의 사실'을 인지하게 되고, 그것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게 정석이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뜻밖의 사실'이나 예상치 못한 실패, 좌절, 엉뚱한 결과를 의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죠.
우리는 계획된 여행의 여정이 잘 진행되고,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것이 여행의 외면적 목표가 되는 것입니다.
4. 여행의 내면적 목표
'추구의 플롯'에 따르면 꿈꾸던 여행을 통해 항상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됩니다.
즉 자신과 세계에 대해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그런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하는 것, 바로 그것인 것이죠.
이러한 바람은 '예상밖의 순간'에서만 가능하기에 처음부터 '뜻밖의 사실'을 깨닫는 건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도 언제나 외면적인 목표들이 있습니다.
대학교에 잘 입학하기, 좋은 짝을 만나 결혼하기, 남보란 듯히 자식을 키워 좋은 대학 보내기, 번듯한 집 한 채를 가지기 등등 이러한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 능력보다 더 높이 희망하며,
희망했던 것보다 못한 성취에도 어느 정도에서는 만족을 하고,
그 어떤 결과에서도 결국 무언가를 배우는 존재인 것이죠.
제가 김영하 작가님의 '여행의 이유'에서 가장 감동받았던 예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미국의 한 학자기 마이너리그 야구 선수들을 연구했는데요.
아이들이 야구에 입문하면서 '나는 커서 마이너리그 선수가 될 거야'라고 생각했던 이는 없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꿈은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고, 메이저리거 중에서도 화려한 성적과 엄청난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베이스볼 큐브닷컴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신인 중 프로 구단에 들어간 선수는 17,925명이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한 번이라도 뛴 선수는 1,326명에 그쳤다고 하네요.
비율로 따지면 약 7.4퍼센트에 불과하고,
마이너리거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사람들은 꿈을 꾸며 외면적으로 추구했던 것과 다른 것을 얻게 되었죠.
이 사람들의 삶은 어땠을까요?
그들이 불행했을까요?
그들은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자기 인생을 살아냈습니다.
그들은 경기에 출전하여 최선을 다했고, 사랑하는 파트너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은퇴한 후에는 코치가 되어 후진을 양성하거나 다른 일을 찾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원래 얻으려던 것('메이저리거 되기) 보다 더 소중한 교훈들을 얻었(거나 최소한 얻었다고 믿었)을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살아남지 않았나요?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이 옆에 있고, 남 보기에는 보잘것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평생을 쏟아부어 이룬 작은 성취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생과 여행은 신비로운 여정인 것이죠.
우리가 꿈꾸던 인생에서, 여행 속에서 본질적으로 찾는 것은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그리고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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