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가진 가장 강렬한 정신적 욕구인 인정욕구를 아시나요?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렬한 정신적 욕구는 인정 욕구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주목받고 사랑받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물욕과 성욕마저도 포기하고 일생을 수행에 정진하는 산속의 스님들도 명예욕에 관해서는 극복하기 정말 어렵다고 하네요.
명품을 사서 입고 해외여행이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는 모습을 SNS에 올리는 것도 대중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비싼 시계를 차고 럭셔리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 모습을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는 것도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이죠.
<국부론>의 저자이며, 영국의 정치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인간이 부자가 되고 싶은 단 하나의 이유를 정의했습니다.
타인으로부터 주목받고, 관심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 때문이라고...
인생을 살면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거의 필사적으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가장 흔한 예가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자신의 학벌과 직업을 속이고 사는 곳까지 거짓말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인정받고 무시당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임을 깨닫게 되죠.
결국,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렬한 정신적욕구로 '인정욕구'는 늘 통용됩니다.
1. 상대를 공격하는 가장 위험한 방법
인정 욕구를 오히려 부정당하고 위협받을 때 폭발되는 어두운 감정이 있습니다.
바로 '모멸감'인데요.
모멸감은 모욕과 멸시, 무시와 비하, 경멸 등의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모멸감으로 받은 상처는 육체적 상처보다 더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신경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 (Viktor Frankl, 1905년 3월 26일 ~ 1997년 9월 2일)가 아우슈비츠에서 간신히 생존하여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에 유사한 말이 나옵니다.
"유대인이 수용소에 도착하면 90퍼센트는 첫날 가스실로 가서 죽는다.
여기서 살아남은 유대인은 언제 가스실로 보내질지 모를 죽음에 대한 공포, 언제 당할지 모를 구타와 학대, 배고픔과 추위 등의 육체적 고통을 당한다."
그런데 그보다 더 참기 힘든 것은 정신적 모멸감이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감정이 무뎌진 수감자라도 분노를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 분노는 육체적인 학대와 고통에서 비롯된 게 아니고 모멸감에 서 나오는 것이다.
고려시대 무신 정변의 직접적인 계기도 문신 한뢰의 조롱과 모멸이 주원인이었습니다.
무신으로 대장군에 오른 이소응이 수박회(무술 대련)에서 패하자
품계도 낮고 새파랗게 젊은 문신 한뢰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노장군의 뺨을 때리고 모멸감을 준 것입니다.
이를 눈앞에서 목격하고 격분한 무신들이 정변을 일으켰습니다.
노장군에게 모멸감을 준 한뢰는 왕의 침대밑에 숨어버렸지만 끝내 무신들에 의해 발각되어 왕이 보는 앞에서 철퇴에 맞아 죽었습니다.
정말 모멸감을 주는 건 쉽지만, 당한 사람은 그만큼 오랫동안 어둠의 감정을 가지고,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될 수 있으니 꼭 인정욕구를 고민하고, 모멸감에 대해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2, 내 손으로 내 무덤을 파는 가장 빠른 길
현대사회에서의 수많은 범죄들도 타인을 차별하고 모멸감을 준 데서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모멸감에 의해 발생한 살해 사건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2019년 6월 2일 '오산 모텔 살해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기도 오산의 한 모텔에서 발생했으며, 34세 남성이 24세 여성을 목 졸라 살해한 사건입니다.
범인은 피해자가 자신에게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구의동 고3 존속살인 사건'이 있습니다.
2011년 11월 23일에 발생했으며, 당시 고3 수험생이었던 강준수(가명)가 어머니를 살해한 뒤 8개월간 시신과 동거한 사건입니다. 강준수는 어머니의 체벌과 학업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마지막사례로
2021년 11월, 증권사 입사 동기였던 전 동료를 살해한 범인도 주식으로 큰돈을 번 옛 동료에게 수억 원을 빌리려다 거절당하자 질투심과 모멸감에 사로잡혀 동료를 죽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졌습니다.
실제 <기생충>이라는 영화에서도 모멸감은 중요한 주제로 다뤄집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사회적 계층 간의 갈등과 그로 인한 모멸감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기택 일가는 박 사장 집에서 기생적으로 일하는데, 자신들의 처지를 명확하게 깨닫고 그 격차에서 오는 현실에 강한 모멸감을 느끼게 됩니다.
모멸감은 넘지 말아야 할 선, 넘을 수 없는 선으로 구체화되고 그 선 밖으로 내쳐지는 순간 광기에 불이 붙습니다.
특히, 영화 속에서 '기택(송강호 분)'이 느끼는 모멸감은 여러 장면에서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박사장(이선균 분)이 기택의 냄새를 언급하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장면은 기택에게 큰 모멸감을 안겨줍니다.
근데 좀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아?
아 그·· 왜 대중교통을 타면 나는 냄새가 있어.
박 사장의 어린 아들 역시 기택의 가족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는 것을 감지합니다.
기택의 딸 기정은 이를 반지하의 퀴퀴한 냄새. 즉 가난의 냄새로 해석합니다.
갑작스린 폭우로 기택의 집은 물에 잠기지만 박 사장 가족은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정원에서 아들의 생일 파티를 엽니다.
이러한 모멸감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폭발하게 되며,
처참한 상황에서 생일 파티에 불려 온 기택 일가는 서로 죽고 죽이는 비극을 맞이하는데 그 트리거 역시 냄새를 촉매로 한 모멸감이었고, 영화의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집니다.
<기생충> 은 부자와 빈자의 관계를 기생충과 숙주의 관계로 비유하며,
빈자들이 부자들에게 느끼는 모멸감과 열등감을 강조합니다.
결국 타인을 무시하고 경멸하고 조롱하는 것은 상대방의 인정 욕구를 뿌리부터 뒤흔들고 위협하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그래서 모멸감을 느끼면 사람들은 울분을 토하고 분노가 폭발합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립니다.'
함부로 타인에게 모멸감을 주지 않고 인정욕구를 만족시켜줘야 합니다.
그것은 인간이 가진 강렬한 욕구를 무너트리면 스스로 내 무덤을 파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퍼스트 라이프의 마무리, 나의 마흔살은 아직 오전임을 인지하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