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꽃이 충만한 2박3일 봄맞이 제주여행 04-안도 다다오의 본태 미술관
꽃빛이 충만한 봄맞이 2박 3일의 여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왔습니다.
빛이 가득하고, 꽃들이 충만한 제주도의 봄은 저에게도 마음의 봄이 됩니다.
짧은 2박 3일 여정중 2일 차 오후 제주도 중문 여행을 계속 가봅니다
DAY 2-2
봄맞이 제주 중문 주변여행
중문 미라지-중문 색달 해수욕장-숙성도 중문점-본태 미술관-방주교회-속골-표선해수욕장
04. 본태미술관
점심 식사 후 이동한 곳은 안도다다오의 본태미술관입니다.
주차장도 널찍하고 쾌적하네요.
[장소정보]
구분 | 세부내용 |
위치정보 |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762번길 69 |
체험정보 | 제주도가볼만한곳, 문화예술공간, 비올때아이랑, dk이와체험, 전통공예체험 |
운영시간 | 연중무휴, 매일 10:00 ~ 18:00 |
입장요금 | 상설전시) 성인 25,000원, 청소년(중,고등) 20,000원, 어린이(만3세~초등) 15,000원 기획전시) 전연령 10,000원, 상세 할인은 아래 내용 또는 홈페이지 참조 |
주차유무 | 별도주차장 있음 |
체험문의 | 064-792-8108 |
홈페이지 | https://bontemuseum.com/ |
[입장료정보]
[위치정보]
본태박물관은 “本態, 본래의 모습”이라는 이름의 뜻입니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 전통 수공예품을 누구보다 아껴온 설립자의 사랑과 정성이 밑거름이 된 본태박물관은 우리나라 전통 수공예품의 아름다움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계획한 이곳은 ‘제주도 대지에 순응하는 전통과 현대’를 콘셉트로 설계를 진행하였으며, 박물관을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 전통공예품과 현대 미술품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구성하였습니다.
게다가 본태박물관은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의 탐구라는 설립 취지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전시, 문화 포럼, 아카데미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문화를 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됩니다.
그전에 관람할 동선을 대략 아셔야 할 거 같네요.
왼쪽 하단의 주차장을 기준으로 매표소를 거쳐 자유자재로 갈 수 있습니다.
저는 제3관-제4관-제2관-제1관-조각공원 순으로 봅니다.
(※ 제가 관람할 당시에는 제5관 기획전시관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자! 본격적으로 관람해 볼까요?
1) 진입
매표소를 거쳐 본태 제1관 건물로 향하지만, 진입구에서 접근금지 표시가 있어 제3관으로 향합니다.
노출콘크리트의 매스가 수평, 수직으로 세련되게 정리되어 보기도 좋고, 봄맞이 산책에도 좋은 듯합니다.
제1관 건물을 슬쩍 보고 제3관으로 향합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그림이 야외에 멋지게 붙어 있네요.
점점 관심이 높아집니다.
2) 제3관 쿠사마 야요이 전시
- 기간: 2014. 08. – 현재
- 장소: 본태박물관 제3 전시관
- 전시품: <무한 거울 방-영혼의 광채>, <호박> 2점
3관은 지하로 내려가면 관람이 가능합니다.
무한한 반복의 도트패턴으로 유명한 일본 작가이자 현대미술의 거장 쿠사마 야요이의 설치 작품인 <무한 거울 방(Infinity Mirrored Room-Gleaming Lights of the Souls)>과 대표 조각작품인 <호박(Pumpkin)>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래에는 작가가 만든 작품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쿠사마 야요이 자신의 환각과 내면세계를 반복적이며, 집약적인 작업을 통해 담아낸, 물방울무늬의 무한한 공간 속에서 작가의 세계를 직접 경험해 보면 될 듯합니다.
우선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호박'이 강렬한 검은색 도트패턴과 함께 강렬하게 보입니다.
작가가 호박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물방울 패턴을 입힌 이유는 호박에 대한 그녀의 사랑 때문입니다..
유년 시절 부모님으로부터의 학대와 방치로 인해 정신적인 혼란과 불안감 속에서 살아왔던 쿠사마 야요이는 창고에 쌓여 있는 호박의 안정감 있고 유머러스한 형태와 따뜻한 느낌에 매료되었고, 호박에 대한 엄청난 애착과 사랑을 갖게 됩니다.
이를 자연스럽게 다양한 작업물로 표출되었고,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적인 작품이 되었던 거죠.
원경보다 근경이 더 좋아 보이네요.
다음은 '무한 거울 방'입니다.
최근 여러 체험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유사작품이 많은데 아마 이곳에서 콘셉트를 따온 듯하네요.
환각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작가의 표현 방식인 반복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끝없이 증식되는 수많은 점들을 직접적이고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인 거죠.
쿠사마 야요이는 자신의 환각 증상인 점의 무한 증식으로 자신과 주변뿐만 아니라 모든 세상이 무한한 점으로 뒤덮이고 확장하는 경험을 제시해 줍니다.
빛들이 다양하면서도 끊임없이 소멸과 생성을 반복함으로써 작품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조금은 어렵지만 점의 확장인 동시에 그 속의 자신은 소멸됨을 의미하며, 그 경험 속에서 저로서는 자신을 잊게 되는 몰아의 경지에 빠져들게 되는 게 아닌가 싶네요.
3) 제4관 피안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 전시
- 기간: 2015. 02. – 현재
- 장소: 본태박물관 제4 전시관
- 전시품: <상여>, <꼭두>, <영여> 등 442점
다음 간 곳은 제4관입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통해 몰입할 수 있는 미술관이 점점 매력적으로 보이네요.
하지만 이번에 볼 것은 조금은 엄숙한 곳(?)입니다.
2015년 기획전 <피안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를 통해 오랜 세월의 흔적에 인해 점차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 상례를 접하게 됩니다.
사람의 일생 중 가장 마지막으로 치르는 의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여와 그 상여의 주인공인 떠나가는 자를 생각하는 마음을 투영해 주는 꼭두에서 본래의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였습니다.
우리 선조들에게 죽음이란 이 세상에서의 삶을 마치고 저 세상인 '피안'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행차를 도와주는 상여와 이를 더욱 아름답게 장식하고 유쾌한 표정과 몸짓을 보여주는 꼭두는 피안으로 가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물 '꼭두'라 불리는 인형들이 보입니다.
고인이 이승에서 못다 한 것들에 대한 한을 풀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 인형을 꼭두라고 합니다.
부장의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여 상여의 장식 목적으로 사용 폭이 넓혀졌으며, 그만큼 종류도 다양해졌습니다.
상여에 장식된 인물 꼭두는 주로 동자, 선인, 선비, 광대 등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동자가 부처에게 공양을 드리듯 망자에게도 정성을 다해 보필하는 역할, 춤을 추고 재주를 부리는 모습을 통해 망자가 가는 길에 지루함이나 무서움을 덜어주려는 연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이처럼 꼭두에서는 죽음을 슬픔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죽은 자를 더 좋은 곳으로 보내고 싶다는 염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표정들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오히려 줍니다.
아래 사진은 '상여'입니다.
장례 절차에서 고인의 운구를 책임지게 되는 상여는 당 시대 문화와 죽음에 대한 선조들의 관념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 자산입니다. 상여에는 고인이 이승에서 못다 한 것들에 대한 한을 풀고 저승에서 또는 다음 생애에서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장식품들이 사용됩니다.
가정의 형편, 신분에 따라 규모의 차이를 보이고, 지역에 따라 다양한 양식도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상여는 그 시대 최고의 가옥 형태로 제작하여 생의 마지막 순간이나마 호화로운 집에 모시고 싶은 자손들의 정성스러운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보통 제일 하단에 고인을 모시며, 단을 쌓아 고인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는 다양한 형태의 꼭두를 부착하고, 제일 상단에 용마루와 용수판을 올리게 됩니다. 상여 앞부분에는 방상씨가 부착되어 잡귀로부터 지켜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곳을 통해 또 다른 세상에서의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동반자가 되어준 상여와 꼭두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돌아섭니다.
4) 조각공원
- 기간: 2012. 11. – 현재
- 장소: 본태박물관 야외
제2관과 제4관 사이에도 조각품들이 많습니다.
봄맞이 햇살을 받은 조각품들이 생동감이 넘쳐 납니다.
분수대에 있는 조각들도 물놀이하느라 신이 난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줍니다.
햇빛에 반사된 조각품들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제4관의 건물의 측면을 보게 됩니다.
노출 콘크리트는 오랜 역사를 보여줍니다.
모던함과 클래식함이 적절히 섞여 있습니다.
제4관의 옥상으로 가봅니다.
옥상에는 목재데크를 깔아놓았고, 넓고도 휑합니다.
하지만 휑한 공간을 가만두지 않습니다.
멋진 작품들이 이곳에 있으니까요.
당구공 모양의 조각품도 눈에 띕니다.
옥상에서 잠시동안 감상을 하고 내려갑니다.
설립자는 현대 미술과 한국의 전통적인 것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고 하여, 이를 건축가가 잘 승화시켰습니다.
현대 미술과 전통적인 것과의 조화를 이루어 내 것을 곳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로메로 브리토의 <FOR YOU> 작품이 보입니다.
피카소에 마티스의 색을 입힌 모던 아티스트라 불리는 로메로 브리토(Romero Britto)는 ‘네오팝 큐비즘’의 창시자로, 독창적인 그만의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그의 작품은 팝아트처럼 선명하고 원색적이면서도, 입체주의 작품처럼 평면적인 형태를 보여주는 거죠.
생생한 원색의 조합은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뚜렷한 검정 테두리는 명쾌하면서도 발랄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사랑, 행복, 즐거움이라는 로메로 브리토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즐겁게 감상해 보아요.
5) 제2관 현대 미술 전시
- 기간: 2012. 11. – 현재
- 장소: 본태박물관 제2 전시관
- 전시품: 현대 미술품 49점
주택의 구조로 되어 있어 설립자의 집에 초대된 듯한 느낌을 주는 제2전시관에는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백남준, 쿠사마 야요이, 로버트 인디애나, 줄리안 오피, 피카소, 달리 등 다수 작가의 작품과 안도 다다오 명상의 방도 만날 수 있습니다.
작품들이 많아 눈을 어디다 돌릴지 모르겠습니다.
“현대미술을 보고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마음속에 잘 모르겠다는 그 생각이 남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말처럼 색다른 공간 속에서 나만의 관점으로 그냥 감상해 보려 합니다.
웹툰 같은 이미지도 사람의 시선을 끕니다.
제2관의 실내는 정직하고 심플하고 쾌적합니다.
거실 같은 홀 자체도 작품처럼 보입니다.
패트릭 휴즈는 가까운 것은 앞에, 멀리 있는 것은 뒤에 있어야 한다는 당연한 고정관념을 깨는 작품을 선보입니다.
패트릭 휴즈의 작품을 멀리서, 좌우로, 그리고 가까이서 감상하다 보면, ‘원근법’을 완전히 파괴하여 원근법의 모순된 지점을 잘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품 속 가장 먼 곳은 실제로 우리에게 가장 가깝게 위치하고, 가까운 곳은 우리에게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좌우로 몸을 움직이며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움직이는 듯한 착시 효과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회화 작품이 정지되어 있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다시 한번 깨며 현대미술의 진수를 느끼게 합니다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은 전 세계 50여 개국에 설치되어 각종 여행지에서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의뢰를 받아, 크리스마스 카드용으로 처음 ‘LOVE’라는 레터링을 내놓으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LOVE’는 대중과 함께 사용하는 단어라는 이유로 오래도록 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였으며, 1998년 그가 저작권을 갖게 될 때까지 이를 도용한 많은 작품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작가는 사랑과 가장 가까운 것은 희망이라는 자신의 신념으로 ‘HOPE’라는 레터링 시리즈를 추가로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무분별하게 카피가 되어 화가 난 작가 로버트 인디아니가 작품활동을 중지하고 잠적했다가, 미국 대통령 선거 시 오바마의 희망홍보로 아래사진과 같이 등장합니다.
작가의 수익을 버락 오바마 캠페인을 위해 전액 기부했습니다.
데이비드 걸스타인은 아동 도서 삽화가로 그림을 시작하였고,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활기찬 느낌의 일러스트 요소가 특징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경력처럼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과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고자 합니다.
자신이 그린 드로잉을 철이나 나무에 레이저 컷팅하여 입체적으로 배치하고, 그 위에 직접 채색하여 회화성을 부여합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회화인지 조각인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재미를 줍니다.
<1000 Kisses>는 곡선이 강조된 수많은 입술과 선명한 원색이 함께 어우러져 밝고 긍정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킵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스케치도 보입니다.
생각보다 엽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디테일한 눈과 패턴들이 사람들의 눈을 더 즐겁게 해 주네요.
심플하지만 나무의 힘을 보여줍니다.
요시모토 나라의 귀여운 강아지도 보입니다.
작품들이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네요.
다시 홀로 나옵니다.
그리고 2층 위로 올라가서 감상을 해봅니다.
대부분 아실 거라 보지만 아티스트 백남준은 비디오라는 매체를 처음으로 하나의 예술 장르로 발전시킨 인물입니다.
1963년 독일 파르나스 화랑에서 텔레비전 내부 회로를 변조하여 예술 작품으로 표현한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을 통해 미디어 아티스트의 길에 들어섰고, 1964년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으로 비디오를 사용한 작품 활동을 전개해 나갔습니다.
비디오 아트는 기존의 예술 방향과 더불어 새로운 장르 예술을 개척하였는데 비디오와 영상, 조각, 설치작품을 영상과 결합하였고, 음악과 신체적 탐구를 더 하였습니다.
이렇게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업을 통하여 일반적인 예술이 아닌 관객과의 소통과 만남을 추구하였고 1982년 뉴욕 휘트니미술관, 2000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등의 대규모 전시를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죠.
그래서 이러한 백남준 작품을 보게 된 것을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아래 그림은 '나는 비트겐슈타인을 읽지 않는다.'라는 작품입니다.
‘비트겐슈타인’은 서양 철학의 정신이자 대표적인 인물로, 그는 말할 수 있는 영역은 모두가 참, 거짓을 나눌 수 있는 명제라고 정의했습니다. 예외적으로 윤리학과 미학은 이를 정의할 수 없다고 했으며, 그런 그의 철학을 마치 조롱하듯 재치 있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또한 동양인들을 대표하여 서양 철학의 정신을 조롱했다는 점에서, 서양 철학에 무조건 맞추지 않고 그의 예술을 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화면 조정 시간에 방송되는 줄무늬 패턴의 네 모서리에는 TV가 설치되었으며, TV 속에는 스토리나 논리적인 구조가 전혀 없는, 즉 비트겐슈타인이 정의할 수 없는 파편적인 이미지들이 정신없이 나열됩니다.
화면 조정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에서 벗어나, 우리의 사고도 조정이 필요함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Rondo in RGB>는 ‘론도(Rondo)’라는 음악 형식과 ‘RGB’라는 미술 형식을 융합하여 만들어 낸 작품입니다.
‘론도’는 하나의 주제부가 되풀이되는 사이에 삽입부가 끼어 있고, 그 끝은 주제부로 마무리되는 음악 형식을 말합니다. ‘RGB’는 디지털 컬러의 기본 형식으로, 빛의 3원 색인 빨간색, 녹색, 파란색을 말합니다.
RGB를 기반으로 한 모니터 속 이미지들은 론도 형식으로 진행되며, 음악의 한 요소를 청각적인 자극이 없이 시각적으로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탈 장르’라는 독특한 작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태 박물관을 지은 안도 다다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안도 다다오는 1987년 마이니치 예술상, 1992년 칼스버스 건축상, 1995년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로 2009년 설계를 시작하여 2012년에 이르러 본태박물관을 완성하였습니다.
본태박물관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출콘크리트에 빛과 물을 건축 요소로 끌어들여 건축과 주변과의 조화를 고려하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이 담겨 있고 이를 이곳에서 소개하고 있네요.
‘제주도 대지에 순응하는 전통과 현대’를 콘셉트로 설계를 진행하였으며, 박물관을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 전통공예품과 현대 미술품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안도 다다오의 '명상의 방'이 등장합니다.
안도 다다오는 생각하는 것을 항상 강조하며,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본태 박물관에서는 전시관을 이동하는 동선에도 그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안도 다다오는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효율적이고 일률적인 동선을 다니는 것이 아닌, 미로와 같은 박물관의 길 이곳저곳을 거닐며 느끼고 생각하기를 의도했습니다.
전시관을 관람하는 박물관의 동선도, 명상의 방을 찾아 들어오는 길도 모두 미로처럼 비효율적인 듯 만들어져 있지만, 박물관의 미로들을 통해 다다른 명상의 방 속에서 자신이 느낀 것과 생각한 것을 모두 정리하고 나갈 수 있길 바라는 건축가의 의도가 담겨 있으니 재미있게 보시길 바랍니다.
중간에 보이드 한 천장이 시원하게 하늘빛을 보여줍니다.
정말 미로 같습니다.
걸으면서 복잡한 머릿속을 하나둘씩 정리해 봅니다.
이곳이 '명상의 방'이니 말이죠.
이제 밖으로 나가 봅니다.
미술관이 집과 같은 담벼락이 있습니다.
집이면서, 주거 공간에는 그곳에 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미술관에는 작품이 필요하고 예술도 필요합니다.
본태 박물관은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설립자의 고민에 응답하고자 노력한 작품이기 때문에, 본태박물관은 단순히 제주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한민국 전역에서 방문해서 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만큼 아름답게 설계된 공간입니다.
그리고 자연과 조화를 이룹니다.
그리고 멋진 작품을 갖추고 있습니다.
6) 제1관 전통공예관 '아름다움을 찾아서' 전시
- 기간: 2012. 11. – 현재 (본태박물관 개관기념전)
- 장소: 본태박물관 제1 전시관
- 전시품: 전통 수공예품 824점
다음은 제1관으로 전통공예관을 가봅니다.
대형 게이트형 매스가 보입니다.
수공간이 곧게 뻗어 있고, 이곳을 건너가 보려 합니다.
이 공간 자체도 유명합니다.
맨 끝에 나오겠지만 수공간 옆으로는 수경폭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에는 안 보이지만 반대쪽에는 브리지 밑으로 보행자 통로가 있는 것입니다.
양쪽의 통로를 통한 바람의 이동에 따라 움직임이 연출되기도 하고, 안정되고 고즈넉한 풍경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얕은 구조를 통해 조용히 흐르는 물을 구현시켜 건축적으로 관람객이 공간에 도달하기 전 건축물과 주변 환경을 완벽히 구분하는 역할을 합니다.
수공간을 가로질러 제1관으로 직진하면 바로 옥상이 나옵니다.
그리고 정면으로 넓은 연못이 보이는데 옥상에 있는 조경도 '칼라 콩자갈'들로 깔려 정갈해 보입니다.
반대쪽에는 오래된 고탑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감상하기 좋도록 잘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식재 없이 조경을 해도 깨끗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고탑으로 내려가는 계단.
그림자를 받으니 더 고즈넉해 보입니다.
드디어 안으로 들어옵니다.
2012년 개관기념 전시 <아름다움을 찾아서>는 점점 더 귀해져 가는 우리나라 전통 수공예품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에 의해 가려져 있던 문화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색하려 한 곳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전통 수공예품을 이곳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보면 알 수 있고, 남녀노소 관계없이 누구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하기에 편안히 볼 수 있습니다.
전통 수공예품에는 시간의 흔적, 한 시대 삶의 모습, 꿈 등이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보편적인 유물들을 선보이며 한국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것이 본태박물관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방향이라고 하는데 가까이서 꼼꼼히 보시길 바랍니다.
<아름다움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보이는 소반, 목가구, 보자기, 도자기 등 다양한 전통 수공예품들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칼라풀이지만 담백합니다.
건물은 전시를 위해 만들어진 건지, 전시를 건축에 맞추어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곳곳이 실내를 빛나게 해주는 보이드 한 공간이 포인트의 한 요소로 잘 계획되었습니다.
베개를 측면으로 쌓아두었는데 이것도 아름답습니다.
전통 수공예품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오며 감상을 거의 마치면 철판느낌의 자동문이 나옵니다.
막힌 줄 알았던 곳에 다다르면 자동으로 열리고...
7) 본테 카페와 테라스
그러면 '본테카페'가 나옵니다.
그 앞으로 테라스와 연못이 나옵니다.
봄맞이 하늘빛이 아름답습니다.
본테카페 구석에는 대기공간도 있지만 멋진 장식품과 그림들이 꼼꼼히 붙어 있네요.
테라스로 나가면 바로 뒷면으로 제1관 진입 시 언급한 수경폭포가 있습니다.
깔끔하고 정갈하게 떨어지는 물빛을 바라보는 것도 즐겁네요.
그리고 다시 정면을 바라보면 테라스와 연못이 보입니다.
그리고 테라스에서 연못 앞으로 가보면 멋진 작품도 보이죠.
데이비드 걸스타인(David Gerstein)은 아동 도서 삽화가로 그림을 시작하여서 그런지 몰라도 그의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활기찬 느낌의 일러스트적 요소가 특징입니다.
<Euphoria>는 레이저 컷팅과 채색 작업으로 제작된 대형 조각으로, 작가는 ‘행복감’을 뜻하는 제목처럼 작품 속에 현대 사회의 풍요와 삶의 즐거운 에너지, 기운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연못도 넓고 큽니다.
옆이 주차장이지만 높이차에 의해 주차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네요.
연못에서 본테카페를 바라본 뷰입니다.
한 여름에는 넓게 펼친 파라솔도 볼 수 있겠네요.
테라스 옆으로는 조각공원도 있습니다.
멀리 유명한 작품이 보이네요.
하우메 플렌자(Jaume Plensa)는 대중과 함께하는 공공미술을 선보이는 대표적인 작가로, 그의 작품은 모든 관람객들의 참여와 접촉에 열려있습니다.
관람객들은 그의 작품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기도, 조각의 형태와 같이 웅크리고 앉아 휴식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Children’s soul>은 조각된 여러 텍스트로 형태를 만든 시리즈 작업 중 하나로, 그의 작품 속에서는 다양한 문자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문화권을 가장 잘 드러내는 아름다운 소재는 ‘문자’라고 생각하여, 그 소재를 작품에 녹여내고자 했다고 하네요.
연못 좌우를 왔다 갔다 해봅니다.
햇빛도 연못빛도 아름답습니다.
연못 앞에는 숨죽이고 있는 오리인지, 거위인지 구분은 안되지만 앉아있네요.
가까이 가니 일어납니다.
사진으로는 마치 연못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합니다.
더 이상 접근을 하지 않으니 서로와 대화를 하고 있네요.
다시 수경폭포로 가봅니다.
폭포는 한쪽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까 들어온 출입구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폭포가 한쪽 길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곳은 흔하지 않은데요.
가면서 점점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면 아까본 반대쪽 게이트형 매스가 보이네요.
게이트형 매스 옆으로 수공간에서 이쪽 폭포로 물이 떨어지는 연출이 장관입니다.
거의 다 올라와서 한옥담장과 어울린 수공간을 찍어봅니다.
서서도 찍어봅니다.
거대한 게이트형 매스가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습니다.
기념품 매장이 있으나 패스하고 다음 여정으로 가보려 합니다.
좁지만 긴 통로를 통해 주차장으로 나갑니다.
나가는 곳에도 멋진 작품이 있네요.
로트르 클라인 모콰이(Rotraut Klein-Moquay)의 작품인데요.
이브 클라인의 아내이자 그에게 영감을 준 뮤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Gitane>은 대형의 원색 조각을 주로 작업하는 작가의 작업 스타일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Gitane>는 ‘집시’라는 의미로, 마치 집시가 춤을 추는 듯한 몸짓과 유연한 곡선, 그리고 강렬한 색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쾌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제 아까 들어왔던 입구를 보며 다음 여정을 진행해보려 합니다.
빛과 꽃이 충만한 2박 3일 봄맞이 제주여행 2일 차 오후 2번째 일정(방주교회, 속골, 표선해수욕장)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빛과 꽃이 충만한 2박 3일 봄맞이 제주여행 2일 차 오전일정(중문 미라지, 색달해수욕장, 숙성도)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